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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카카오 잭팟' 스타PD의 송사..."터질게 터졌다"한 까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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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프로듀서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드라마 제작사를 200억 원대에 넘긴 스타 PD 관련 고소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송사로 번진 200억 ‘카카오 잭폿’…경찰 재수사

서초경찰서. 연합뉴스

서초경찰서. 연합뉴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유명 드라마 PD A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보완 수사하라고 지난 10일 서초경찰서에 요청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A씨 등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고소인 측은 이의신청서를 지난 1월 경찰에 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고소·고발인이 불송치 결정에 이의 신청하면 경찰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을 받은 경찰은 재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유명 드라마 PD를 둘러싼 송사의 내막은 이렇다. 고소인 이모씨는 스타 PD 출신 A씨와 2017년쯤 드라마 제작 사업을 시작했다. 약 30억원을 투자한 이씨가 지분 51%를, 자기 자본 투자가 없던 A씨는 나머지 49%를 가져갔다고 한다. A씨가 과거 최고시청률 20%대를 기록한 인기 드라마를 만든 인물이라 그의 경험 등을 신뢰해 이런 지분 구조로 사업을 함께 했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해당 회사는 설립 후 3년 동안 드라마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업계에서 이름을 알려갔다고 한다. 그러다 이씨는 2019년 12월쯤 A씨로부터 “몇몇 회사에서 매각 제의가 왔는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챙겨주겠다”며 지분을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다. A씨를 믿었던 이씨는 40억원에 가진 지분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런데 A씨는 그로부터 약 여섯달 만인 2020년 7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엠)에 이 회사 지분 전부를 넘겨 200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이씨는 “A씨가 지분 매수 제안을 할 때 카카오엠과 이미 사전 교감이 있었으나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A씨를 지난해 6월 경찰에 고소했다.

이씨는 A씨가 준 40억원의 출처와 대여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돈이 카카오엠이 A씨에게 2020년 1월 빌려준 돈이라는 것이다. 이씨의 변호인은 “카카오엠이 40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 없이 대여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40억원이 사실상 계약금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엠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회사를 인수하기 전 벌어진 일로 지난해 12월 경찰에서 무혐의로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확장에 탈 났나…“크고 작은 잡음 多” 

카카오엠 로고.

카카오엠 로고.

관련 업계는 해당 송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시대가 열리면서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소규모 제작사가 거대 제작사에 인수·합병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잡음에도 이목이 쏠리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카카오엠이 M&A로 몸집을 키우며 문어발식 확장을 하던 때”라며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M&A 적격심사 때 이런 걸 왜 놓쳤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도 “(M&A할 회사가 많다 보니) 꼼꼼하게 적격심사를 못 해 리스크에 휘말렸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제작사가 성공을 거두면 큰 회사가 인수하는 게 이 업계 방식”이라며 “K-콘텐트 위상이 높아지니 업계가 그렇게 돼가고 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크고 작은 잡음이 업계에서 계속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엠 관계자는 “M&A는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내부의 엄격한 심사 프로세스를 거친다”며 “회계법인 등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의견을 반영해 투자와 인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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