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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침공 52시간..."키예프는 떨어지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우크라이나 경찰이 포격이 입은 아파트 고층 아파트 주변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일 우크라이나 경찰이 포격이 입은 아파트 고층 아파트 주변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일째, 수도 키예프는 함락되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전 5시(우크라이나 시간) 이후 세계 최강의 군대 중 하나인 러시아군을 52시간 이상 막아낸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바탕으로 결의를 다지는 모양새다.

BBC는 "오전 9시(침공 후 52시간), 이 도시는 우크라이나의 손에 단단히 남아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차관은 이날 BBC투데이에 출연해 "러시아가 공격 첫날에 통제하려던 목표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손에 남아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잔인한 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은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자신감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예프 시내 대통령 관저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인증 영상'을 올렸는데, 항간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설이 퍼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로 새로운 하루의 외교 업무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무기와 장비들을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있다. '반전 연합' 가동 중"이라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처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첫 번째 제거 목표가 자신과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지금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예프 모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메시지를 남긴 1시간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 오랜 논의를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추가했다. 이는 크렘린궁과 우크라이나 간에 휴전 협상에 관한 논의가 오가는 중에 나왔다. 러시아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휴전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메시지로 관측된다.

BBC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키예프는 밤새 섬광이 터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격전을 치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날이 밝은 후 오전 한때 "으스스할 정도로" 조용한 상태가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외신에 따르면 오전 9시 전후로는 키예프 외곽 북부와 남부에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외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키예프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전황을 내놨다. 우크라이나가 52시간 동안 러시아를 막아내자 "러시아군의 예측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군이 침공 하루 만에 키예프 근방까지 진격할 때만 해도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손에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25일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NBC방송에 "러시아가 병력과 장비의 압도적인 우위에도 이날 기세가 다소 꺾였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는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미 MSNBC방송 인터뷰에서 “그들(러시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그래도 전망은 비관적이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이 초기 목표를 빨리 달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노르망디 상륙작전) D-Day에 영국과 미국군도 마찬가지였다"며, 이틀 간의 전투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물리칠 수 없는 임계치의 힘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SNS를 통해 지금까지 러시아군 3500명을 사살하고, 200명의 포로를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또 14대의 러시아 전투기와 8대의 헬리콥터, 102대의 탱크를 파괴했다고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손실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 인터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까지 우크라이나군 시설 821곳을 파괴했으며, 해군 군함 8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87대, 다연장 로켓 발사기 28대, 특수 군용차량 118대를 파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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