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난항 속 李·尹 박빙…닷새 뒤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토요풍향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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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 참석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 참석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겪으면서 대선판이 또다시 요동친 한주였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제 길을 가겠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 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자신이 제안한 여론조사 단일화를 일주일 만에 전격 철회한 것이다.

회견 직후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말한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는 신중한 입장을 냈으나, 이후 양측의 신경전은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23일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앞다퉈 공개하는 폭로전까지 벌였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다당제 보장’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과 개헌을 제안하며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제3 지대에 손을 내밀었다. 윤 후보를 역으로 포위하려는 움직임이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화답은 없는 상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에선 야권 단일화 난항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선거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1·2위 간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주 실시된 대부분 전화면접 조사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22~23일)에서는 이 후보 39.4%, 윤 후보 40.2%, 안 후보 9.4%, 심 후보 3.3%였다.

중앙일보-엠브레인 대선후보 지지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앙일보-엠브레인 대선후보 지지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MBC·코리아리서치 조사(22~23일)에서도 이 후보 39.6%, 윤 후보 41.9%였고, 하루 일찍 실시된 머니투데이·한국갤럽 조사(21~22일)는 이 후보 38.3%, 윤 후보 39.0%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여론조사업체가 매주 실시하는 정례조사도 마찬가지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의 전국지표조사(NBS)와 한국갤럽 정례조사 모두 전주엔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였으나 일주일 만에 초경합으로 바뀌었다.

전국지표조사(NBS·21~23일)에선 윤석열 후보 39%, 이재명 후보 37%, 안철수 후보 9%, 심상정 후보 3% 순이었다. 윤 후보는 40%→39%로 전주 조사(14~16일)보다 1%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이 후보 지지율이 31%→37%로 6% 포인트 올랐다. 안 후보는 8%→9%, 심 후보는 2%→3%로 각각 1% 포인트씩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민심 변화가 컸다. 서울에서 이 후보는 29%→34%로 상승했고, 윤 후보는 40%→36%로 감소했다. 경기·인천에선 이 후보 28%→39%, 윤 후보 40%→35%로 변화가 더 컸다.

차기대선 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차기대선 후보 지지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갤럽 22~24일 조사에선 이 후보 38%, 윤 후보 37%, 안 후보 12%, 심 후보 4% 순이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 조사(15~17일)보다 4% 포인트 올랐고, 윤 후보는 4% 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 후보 지지율 상승을 경기·인천(36%→41%)과 충청·세종(32%→37%) 지역이 주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상대적으로 윤 후보가 ‘정통 보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는 동안, 이 후보가 ‘통합’ 메시지에 주력한 것도 수도권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한국갤럽).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한국갤럽).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6일 기준으로 닷새 뒤인 3월 3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다. 투표일 6일 이내에 실시한 여론조사는 외부에 발표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선 전엔 3월 2일까지 조사한 결과만 발표할 수 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정례조사를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사흘간 실시했지만, 다음 주는 하루씩 앞당겨 월요일(28일)부터 수요일(3월 2일)까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깜깜이 선거’ 돌입을 앞둔 각 정당은 최종 여론조사를 앞두고 총력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인 다음 달 2일 열리는 5차 TV토론은 마지막 승부 분수령으로 꼽힌다. 사전 투표는 다음 달 4~5일 이틀간 진행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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