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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PB만 골라 '별 다섯'…1394개 쓴 리뷰어, 쿠팡 직원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쿠팡 직원이 작성한 곰곰 양송이 수프 후기. 이 직원은 리뷰 1400여개를 작성해 가장 많은 리뷰를 작성한 500인 중에 들었다. [쿠팡 캡처]

쿠팡 직원이 작성한 곰곰 양송이 수프 후기. 이 직원은 리뷰 1400여개를 작성해 가장 많은 리뷰를 작성한 500인 중에 들었다. [쿠팡 캡처]

“양송이 양이 많고 맛있어요!(중략) 양송이 양이 별로 없는 제품들도 많이 봤거든요”

쿠팡 자체브랜드(PB) 계열사가 공급하는 ‘곰곰식품 양송이 수프’에 지난 24일 달린 후기다. 사진 다섯 장을 첨부하고 별 다섯개 만점을 주면서 높게 평가했다. 이 후기를 작성한 소비자는 쿠팡에 총 1394건의 후기를 남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소비자는 쿠팡 직원으로 작성한 리뷰 절대 다수가 쿠팡 PB 상품에 집중돼 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쿠팡의 ‘직원 동원 리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자회사가 만든 PB 상품 판촉을 위해 직원에게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후기 작성을 독려해 왔다. 또 다른 직원 리뷰어인 아이디 '권OO’은 159개의 리뷰를 작성했는데 1~2개를 제외하곤 모두 PB식료품과 PB 생활용품 제품 후기다.

직원 리뷰 마지막엔 ‘쿠팡 및 쿠팡의 계열회사 직원이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라는 표시가 돼 있다. 쿠팡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지원을 받아 제품을 제공하고 직원이라는 것을 표시하고 있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직원 리뷰만으로 상위 판매 제품이 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참여한 직원 수, 작성 리뷰 수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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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표시된 리뷰라고 해도 오픈 마켓인 쿠팡이 수익률이 높은 자사 PB 제품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쿠팡은 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을 통해 곰곰(식품), 코멧·탐사(생활용품), 캐럿(의류 및 의류 관리), 홈플래닛(소형 가전) 등 16개 PB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 PB 품목 수나 전체 판매 품목 대비 비율은 비공개다. 유통업계는 쿠팡이 4000~5000개 정도의 품목을 판매, 관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짦은 PB 제작 기간(약 5년)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2015년부터 노브랜드 등의 PB 상품을 개발해 온 이마트의 경우 현재 1500여개 수준이다.

물건을 사면 보내는 쿠팡 로켓프레시 알림의 추천 상품에도 쿠팡 PB 제품이 유리한 위치에, 다수 포함돼 있다. [쿠팡 캡처]

물건을 사면 보내는 쿠팡 로켓프레시 알림의 추천 상품에도 쿠팡 PB 제품이 유리한 위치에, 다수 포함돼 있다. [쿠팡 캡처]

동일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하는 쿠팡 입점 업주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쿠팡 상품을 먼저 권한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쿠팡에서 물건을 산 소비자에게 보내는 추천 알림 상품 중 상당수가 쿠팡 PB제품이다. 25일 물건 주문 뒤 알림을 확인 해보니, 상위 10개 중 4개가 ‘곰곰 당도선별 세척 사과’ ‘곰곰 양념 소불고기’ ‘곰곰 갈비탕’ ‘곰곰 우유식빵’등 쿠팡이 공을 들이고 있는 PB 식료품이었다. 모바일 쇼핑 특성 상 상단에 배치되면 자연스럽게 눌러 구매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리뷰와 추천 수인데 회사 차원에서 이걸 인위적으로 많아 보이게 작업을 했다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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