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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수도 함락 초읽기…中, 자국민 6000명 철수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거주 중인 중국인들을 대피시키기로 방침을 바꿨다. 전날까지는 외부로 나갈 때 차량 등에 중국 국기를 부착하고 다니라고 지시했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0시 31분 자국민 ‘철수 진행 긴급 통지’를 발령했다. 통지문은 “우크라이나 국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민과 투자 기업, 유학생들이 높은 위험에 처해 있다”며 “오는 27일까지 대피자 명단에 등록하라”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오뎨사 등에 거주 중인 중국인은 6000여 명이다.

25일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이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대피시키겠다고 밝혔다. [웨이보 캡쳐]

25일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이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대피시키겠다고 밝혔다. [웨이보 캡쳐]

대사관은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며 출발 시각은 현지 비행 안전 상황을 고려해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기 탑승 여부는 의무가 아니며 원하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대사관은 또 “남은 기간 개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탑승물을 미리 준비해놓으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이 25일 0시 31분 발령한 자국민 ‘철수 진행 긴급 통지’. 오는 27일까지 전세기 탑승자 명단을 신청하라고 고지했다.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 위챗 캡쳐]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이 25일 0시 31분 발령한 자국민 ‘철수 진행 긴급 통지’. 오는 27일까지 전세기 탑승자 명단을 신청하라고 고지했다.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관 위챗 캡쳐]

전날 우발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에 머물고 차로 이동할 경우 중국 국기를 눈에 띄는 곳에 부착하라고 통지했던 중국 정부가 하루 만에 자국민 대피령으로 방향을 틀었다. AFP 통신은 서방 정보기관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가 사실상 제거됐다”며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 진격해 수도를 장악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수도 진입이 임박함에 따라 현지 상황이 통제 불능에 빠지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 격인 중국 해관총서는 전날 미국의 대러 제재 발표 직후 러시아의 밀수입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밀 수입 개방은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총서는 러시아 농업부와의 추가 협정에 따라 검역 과정을 통과한 러시아 전역에서 생산된 봄밀의 수입을 허용하며 대량 수출을 위해 특별한 운송 수단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약 3천만 톤을 수출했으며 이중 중국이 9.8%를 차지했다.

제재를 피해 중국과 교역을 확대하려는 러시아는 중국 위안화 사용도 늘리고 있다. 장한후이(張韓徽) 주러시아 중국대사는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interfax)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가 무역 결제에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고 위안화 표시 금융 상품과 준비 통화를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을 기쁘다”며 “위안화 결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금융 협력을 심화하는 주요 경로”라고 말했다.

장 대사에 따르면 중ㆍ러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규모는 지난 2014년 3.1%에서 2020년 17.5%로 크게 증가했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국제정세와 무관하게 중국은 러시아가 경제를 유지하는 데 기꺼이 도움을 줄 것”이라며 “동시에 유럽과 대화를 유지함으로써 위험을 완화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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