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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성적 아닌 ‘사회 공헌’에 상 준다…첫 주인공은 장애 예비 석사생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정문 전경. 이병준 기자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정문 전경. 이병준 기자

서울대학교가 성적이 아닌 학생의 사회적 공헌 활동에 초점을 둔 졸업예정자 특별 포상을 신설했다. 25일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졸업 예정자(학부 및 일부 대학원) 대상 특별포상인 '학생 리더십상'을 신설했다. 첫 수상자는 김혜준(자연과학대 학사과정)씨, 백민준(수의과대학 학사과정)씨 등 총 6명이다.

신체 장애를 가진 김씨는 학생 공동체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생 심포지엄으로 꼽히는 '전국대학생생물학심포지엄'에서 지난해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오세정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교내 장애 학생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졸업 후 생명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 연구를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백씨는 수의과대학 학생회장으로 근무하며 간호대·수의대·의대·치대 등 교내 의료계열 대학과 연합축제를 개최하는 등 학생과 학교의 소통과 발전을 도운 공로가 인정됐다.

이 밖에도 안명근(공과대학 박사과정)씨, 이다은(경영대학 학사과정)씨, 이동형(사범대학 학사과정)씨, 최재아(농업생명과학대학 석사과정)씨가 리더십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서울대 졸업 예정자들은 주로 학점 평점 평균에 따라 졸업포상을 받아왔다. 서울대 측은 특수포상 규정은 있었지만, 실제 수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학칙에 학생 포상은 졸업포상과 특별포상으로 나뉜다. 졸업포상은 학부 및 일부 대학원 졸업생을 대상으로 주는 상으로, 학점 평균 3.9 이상이면 최우등상을, 3.6 이상 3.9 미만이면 우등상을 받는다. 기존 특별포상은 '특별한 선행'을 하거나 '학교 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경우에 한정됐다.

공동체 활동 기여·사회적 약자 돕는 학생에 수상

지난해 8월 제75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제75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설된 학생 리더십상 세부 계획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대학·지역사회 공동체 활동에 기여하거나, 주변인 및 사회적 약자를 돕거나, 교내·외 학술활동이나 자치활동을 이끈 학생들에게 리더십상을 주기로 했다. 서울대 측은 “장학금도 수요 기반으로 지급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포상도 꼭 성적이 아닌 다른 면에서 우수한 학생을 평가해 상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25일 열리는 제76회 학위수여식(졸업식)에서 리더십상을 시상할 예정이었지만, 학위수여식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시상식은 생략됐다. 전날 여정성 교육부총장은 수상자들과 별도로 만나 "서울대는 앞으로도 대학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고 모범이 되는 학생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학생 리더십상 선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서울대 교육학과 학부 졸업생 강민영 씨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할 예정이다. 강씨는 시각장애인으로, 지난해 교육행정 부문 5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개교 이래 주로 성적 우수자에게 졸업생 대표 연설을 맡겼던 서울대는 2010년대부터 선행을 하거나 사회적 약자 출신과 같은 학생에 졸업생 연설을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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