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배달비 왜 뛰나 했더니, 시장 10배 클 때 배달원 2배 증가 그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음식배달시장 규모는 4년 새 10배 이상으로 커졌지만, 음식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배달 라이더 수는 같은 기간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배달비가 계속 오르는 것은 배달 라이더가 부족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음식서비스의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상반기 1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1조9115억원으로 10.3배로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외식 시장에서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데다, 주요 배달 앱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을 벌인 것이 영향을 줬다.

시장 성장 따라가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 수 -음식서비스 온라인거래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 성장 따라가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 수 -음식서비스 온라인거래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배달 라이더 수는 시장의 성장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소화물전문운송업 종사 배달원 수는 2017년 4월 10만287명에서 지난해 4월 19만5032명으로 1.9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각종 도소매업 배달원, 배달대행업체·배달플랫폼이 아닌 음식점 등에 직접 고용된 배달원을 합치면 전체 배달원 수는 42만3000명이다. 이 가운데 배달 라이더 수 증가 폭을 추산하기 위해 표준산업분류상 소화물전문운송업(소분류 494)이면서 표준직업분류상 배달원(소분류 922)에 속하는 취업자 수를 따로 추렸다. 여기에는 배달 라이더와 택배원이 포함된다.

시장 성장 따라가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 수 -소화물전문운송업 종사 배달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 성장 따라가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 수 -소화물전문운송업 종사 배달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단건 배달’ 같은 배달 플랫폼 간 출혈 경쟁도 배달비 인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배달 기사가 한 번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대신 한 건의 주문만 받아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전체적으로는 배달 인력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배달 기사 입장에선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건수가 줄어들면서 수익이 주는데, 이는 배달비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실제 배달비는 크게 올랐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업체들은 연초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본 배달료를 500~1000원 일괄 인상했다. 통상 4000~4500원의 기본요금에 주말·심야·폭설·폭우 시 할증이 붙는데, 경우에 따라 6000~7500원까지 오르는 경우도 생겼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요 배달앱들이 그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요금제 개편에 나서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료가 더 오를 수도 있다”이라며 “기본적으로 배달 수요 급증에 비해 부족한 배달 기사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배달비 상승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