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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공격’ 유가 100달러 돌파, 원자재 우회로 확보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우회로 확보에 나섰다.

24일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가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4일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가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자재 시장은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다. 이날 영국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장중 한때 101달러대로 치솟으며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세계 3대 산유국이자 유럽 최대 원유 공급처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요 30% 이상을 러시아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에서의 전쟁 발발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확산 중”이라고 진단했다.

원자잿값이 치솟으며 수급난이 악화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전면 경제 제재를 예고했고, 24일 한국 외교부도 수출 통제 등 경제 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와 교역하는 한국 기업엔 ‘발등의 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국내 13개 기업 주재원 43명은 한국 또는 주변국으로 대피를 이미 마친 상태다.

산업부는 산하 전략물자관리원에 러시아 수출 통제 조치 대응을 전담하는 러시아 데스크를 설치했다. 국내 기업이 취급하는 제품이 수출 통제 품목인지 점검하고 절차 대응, 법제 분석 등 상담도 해주는 조직이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난이 심해질 것에 대비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현재 석유 비축 물량은 106일분이다. 정부는 러시아산 수입에 문제가 생긴다면 석유는 미국ㆍ북해ㆍ중동산, 석탄은 호주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콜롬비아산, 가스는 카타르ㆍ호주ㆍ미국산 물량으로 각각 대체하는 비상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직수입자가 보유한 재고 물량도 파악 중이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은 사료용 밀은 오는 7월 물량까지, 옥수수는 6월 물량까지 확보한 상태다. 계약 물량까지 따지면 사료용 밀은 내년 2월, 옥수수는 내년 7월까지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부는 계약 물량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원산지 곡물로 신규 계약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수급 차질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다른 국가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베트남ㆍ필리핀ㆍ멕시코ㆍ캐나다 등 9개국 주한대사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 강화 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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