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재고라고요? 의류 회사의 보물찾기 시작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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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가치에 눈을 돌린 패션계가 의류 재고를 재평가 하고 있다. 팔리지 않아 짐이 되던 재고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움직임이다. 패션 기업 LF의 ‘닥스’가 재고 상품을 재탄생시킨 컬렉션을 선보인다. 중고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와의 상품 공동 기획이다.

아주 멋진 ‘재고’

LF 닥스와 중고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가 공동 기획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 LF]

LF 닥스와 중고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가 공동 기획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 LF]

24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닥스의 재고 상품을 어플릭시의 감성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한 컬렉션이 출시된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히 재사용(recycling)하는 것과는 달리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패션 업계에서는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는 보관 및 사후 서비스 관리의 어려움으로 소각한다. 이를 흔히 악성 재고라고 하는데, 이런식으로 연간 폐기되는 의류는 수십 톤에 이른다. 최근 악성 재고를 활용해 친환경 패션을 선보이는 사례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닥스는 이번 재고 업사이클링을 중고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와 공동 기획했다. 2020년 시작된 어플릭시는 국내 최대 세컨드핸드(중고) 패션 플랫폼으로 관심에서 멀어진 오래된 패션 상품을 새롭게 디자인해 판매한다. 패션 스타일리스트·브랜드 감정사·에디터·사진가·디자이너 등 패션 업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들이 직접 기획·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여러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고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닥스와 어플릭시의 협업 프로젝트는 지난해 중순부터 기획돼 양 사가 재고 상품 선정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진행했다. 닥스의 재고 셔츠·파자마·가방 등을 직접 자르고 붙인 뒤 그래픽과 일러스트 등을 더해 현대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제품이 완성됐다.

브랜드 유산에 친환경 가치 입힌다

닥스의 재고 의류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사진 LF]

닥스의 재고 의류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사진 LF]

닥스X어플릭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라인은 총 10여 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롭게 업사이클링하면서도 곳곳에 닥스의 상징적인 무늬인 하우스 체크 패턴을 살려 브랜드의 유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라인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라움이스트’에서 25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에서만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어플릭시 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 ‘혼노’, 프로듀서 ‘아프로’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한 전시도 볼 수 있다.

LF 패션사업총괄 김상균 대표이사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아내면서도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세컨드핸드 패션 문화를 선도하는 어플릭시와의 협업을 기획했다”며 “친환경 제품 라인을 점차 확대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의류 재고로 인테리어 마감재 만들기도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지난해부터 재고 의류를 친환경적으로 폐기 처리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폐기될 재고 의류를 고온 고압으로 압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인 섬유 패널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의류 폐기물을 업사이클해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9월 재고 의류로 섬유 패널을 제작하고 활용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매장 인테리어 집기나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한섬의 '아트업' 프로젝트. [사진 한섬]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매장 인테리어 집기나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한섬의 '아트업' 프로젝트. [사진 한섬]

일찌감치 의류 재고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코오롱 FnC의 ‘래코드’도 있다.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는 래코드는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버려지는 의류나 원단, 단추·지퍼·태그 등 부자재 등을 모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재고 의류를 활용한 친환경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래코드. [사진 래코드]

재고 의류를 활용한 친환경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래코드. [사진 래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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