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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 배 타고 DJ 생가 찾은 尹…이날 15차례 "DJ" 외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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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DJ)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3일 DJ가 유년시절을 보낸 전남 목포를 찾아 목포역 앞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DJ의 이름을 15번이나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여러분께 엄숙히 약속드린다. 이 윤석열, 국민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대선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목포를 찾아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뒤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조문을 마친 뒤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번 일정을 마지막으로 22일 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 ’서해안 라인’ 거점 유세를 마무리 했다.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조문을 마친 뒤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번 일정을 마지막으로 22일 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 ’서해안 라인’ 거점 유세를 마무리 했다.김상선 기자

윤 후보는 DJ에 얽힌 유년시절 일화를 소개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서 열린 DJ의 유세 현장을 찾아갔던 일을 회상한 윤 후보는 “그때 김 전 대통령께서 ‘10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우자’ 하면서 포효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또 DJ가 지역감정 타파를 외친 점을 언급하며 “저는 영남의 심장 대구 달성과 동성로에서 호남이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 되는 거고 영남이 잘 되는 거라고 외쳤다. 지금 김대중의 정치적 고향 목포에서도 저는 대구가 잘 되는 게 목포가 잘 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 되는 것이라고 외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충남 서산 유세에 이어 이날도 '김대중 정신'과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구분하며 “이게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셨다”며 “그러나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외교, 안보, 경제, 정치를 다 보셨지 않나. 민주당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역”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목포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배를 타고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했다.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목포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배를 타고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했다.김상선 기자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민주당의 ‘적전분열’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반감이 있는 인사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한편, 당의 외연 확장을 노린 행보라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직접 겨냥해 “3억5000만원을 들고 가서 8500억원을 뜯어내는 부정부패의 몸통 시장을,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다. 상식 있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과 부패한 이재명의 민주당의 대결”이라고 못 박았다.

연설 말미에는 민주당을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부패세력”이라고 규정하며 “확실하게 단죄해달라. 저와 국민의힘이 정부를 맡아서 또 여러분을 실망시키면 이다음엔 여러분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어퍼컷 세레머니’를 9번이나 펼치며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날 윤 후보는 목포 유세를 끝낸 뒤 DJ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목포에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배를 타고 하의도에 도착한 윤 후보는 DJ 추모관에서 방명록에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입니다. 위대한 정신입니다”라고 썼다.

윤 후보는 김경민 문화해설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졸업은 목포국민학교에서(하셨지 않느냐)”, “1961년에 (강원도)인제에서 당선되고 3일 만에 5·16이(발생했다)” 등 DJ의 생애를 자세히 읊었다. 생가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며칠 전 박정희ㆍ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뵌 데 이어 오늘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며 “우리가 위대한 김대중 정신을 잘 계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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