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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결국 '예비군 징집령' 발령…자국민에 러시아 출국 권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에 대비해 예비군 징집령을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체류 자국민에게 즉각적인 출국을 권고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 연설에서 “군 최고 사령관으로서, 특별기간 예비군 징집령을 발령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작전 상황의 모든 가능한 변화에 대비해 우크라이나군의 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간인에 대한 총동원령은 배제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18~60세 예비군을 소집한다. 소집령은 23일 발효한다”며 “최대 복무기간은 1년”이라고 밝혔다. 군은 준비태세 강화의 일환으로 현재 계약 군인을 정규군으로 소환하고, 새로 창설된 영토방위여단 대원을 훈련에 동원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스스로를 믿고, 승리를 확신한다”며 “이번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또 정당들과의 협의를 거쳐 국산품 장려책과 휘발유 부가세 인하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경제적 애국주의’ 프로그램을 내놨다. 안전상의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자국 기업가들과 외국 대사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잔류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국제사회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외무부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로부터 주권과 영토가 침해 당한 상황에서 나온 반응이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외교 단절은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우크라이나 루간스크 지역 화력발전소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루간스크 지역 화력발전소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체류 자국민에게 즉각 러시아를 떠나라고 23일 권고했다. 외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영사 지원이 실질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면서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고 러시아 체류 우크라이나인은 즉각 출국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예비군 소집령과 러시아 체류 자국민 대피 지시는 양국간 긴장이 전면적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돈바스 지역 최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의 바로 안쪽에 위치한 노볼루한스케 마을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여러 건물이 파괴됐고 한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통제하는 루간스크(우크라이나어 루한스크) 지역의 소도시 스차스티예 인근 화력발전소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

푸틴,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푸틴,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편,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국가로 승인한 돈바스의 2개 지역정부의 영토를 우크라이나 정부군 통제 지역까지 확장해 인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친(親)러 성향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영토는 돈바스 전역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통제 지역까지 포함한 돈바스 전체를 이들의 영토로 인정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추가 침공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러시아가 더 광범위한 분쟁을 일으킬 프레임 짜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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