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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금지해도 NFT는 못 잃어… 中 대기업도 관심 갖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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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 유칭 아이린 자오(28, Irene Zhao)가 자신의 셀카를 묶은 '아이린 다오* 컬렉션'을 NFT로 내놓은 지 2주 만에 550만 달러(약 66억 원)을 벌어 화제다. 지난 달 26일 야후 뉴스에 따르면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에 출시된 아이린다오 컬렉션은 총 1106장의 사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컬렉션의 총 거래량은 2300EHT(이더리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빈센트 반 고흐처럼 유명한 화가의 작품만이 NFT 시장에서 판매되는 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에 출시된 아이린다오 컬렉션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에 출시된 아이린다오 컬렉션

*다오(DAO): ‘탈중앙화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의미하며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구성원들이 주요 의사 결정을 함께 하는 블록체인 조직이다.

단언컨대, NFT는 2021년 가장 인기 있는 단어였다. 전세계가 NFT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가상화폐가 불법인 중국은 이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NFT, 대체 뭐길래?

NFT(Non-Fungible Token)는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하여 저마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이다. 영상·그림·음악 등을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로 만들 수 있어 신종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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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둥닷컴, 샤오미 등 중국 빅테크 기업 다수가 NFT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기업들은 가상화폐를 금지하는 정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NFT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를 NFT라 칭하지 않고 '디지털 수집물(digital collectibles)'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정부 규제에 따라 NFT 상품을 수익 실현을 위해 되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21년 6월 알리페이(Alipay)는 둔황미술연구소와 협력해 '둔황 페이톈' NFT를 출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북서부 간쑤성 둔황시 모가오굴의 고대 예술품에서 영감을 받은 두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총 1만 6000개(각 8000개)가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NFT는 1개당 '앤트 적립 포인트 10개+ 9.9 위안'에 판매됐는데 출시와 동시에 빠르게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8월 초, 텐센트는 NFT 자산을 중국 최대 온라인 음악 플랫폼인 텐센트뮤직(QQ Music)에 통합하기 위해 NFT 거래 플랫폼 환허(幻核)를 출시했고, 지난달 24일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사는 텐센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지엑스체인(Zxchain)'을 활용해 2021년 보도사진을 담은 디지털 수집물 10만 여점을 발행한 바 있다.

징둥닷컴 역시 2021년 12월, 징시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수집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징둥닷컴 산하 핀테크 회사인 JD테크놀로지는 징둥 마스코트인 조이독(JOY DOG)과 연계된 5개 유형의 디지털 수집품 2000개를 내놨는데 출시 당일 오전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빅테크 회사는 NFT의 수집 기능에 중점을 두고 토큰 거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얼라이언스 체인'(중국의 블록체인 형태)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FT는 기업의 요구에 의해 지정된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에 의해 생성되며 개인이 만든 NFT 작업은 이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없다. 구매자는 NFT 제품을 수집하고, 즐기거나, 친구에게 보여주거나, 제한적으로 양도할 수 있지만 NFT 제품을 되팔 수는 없다. 한마디로, 일부 정부 기관과 선택된 구성원 그룹에 의해 관리되는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유형이다.

올 3월에는 중국 국영 NFT 플랫폼이 정식 론칭될 예정이다. 지난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가 일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BSN은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이온페이와 관영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의 후원 아래, 어떤 가상화폐와도 연계되지 않는 NF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제작됐다. BSN에서는 개인이 NFT를 발행·유통할 수 있으며 결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아닌 위안화 등 법정화폐로만 할 수 있다.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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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와 철저히 분리된 NFT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중국 규제 기관에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다뤄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 전략인 14차 5개년 계획의 핵심 기술 영역 중 하나로 포함됐다. 중국은 2025년까지 디지털 경제 핵심산업을 GDP의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블록체인은 중국 디지털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반면, 가상화폐는 익명성과 권한 분산을 추구하고 불법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며 거래와 채굴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NFT 거래를 가상화폐와 철저히 분리시킬 계획이다. 모든 NFT는 인민폐(RMB)로 직접 표시되며 거래는 은행 카드,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와 같은 전통적인 결제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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