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에…"천재, 매우 요령있다" 이런 말한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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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천재"라고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수성향 라디오 토크쇼 '클레이 트래비스와 벅 섹스톤'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술을 칭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TV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면서 "'이건 천재적이야'라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났다.[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났다.[AFP=연합뉴스]

트럼프는 "푸틴은 우크라이나 상당히 넓은 지역에 대해 '독립했다'고 선언했다. 훌륭하다"면서 "이게 얼마나 똑똑한 거냐. 그리곤 들어가 평화유지군이 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 두 곳,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독립을 승인하고 해당 지역에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러시아군을 진입시킨 것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건 내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평화유지군이다. 내가 지금껏 본 것보다 더 많은 육군 탱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은 평화를 지킬 거라고 한다. 아니, 생각해봐라. 이 남자 매우 요령(savvy)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위 '평화유지군'을 지칭해 "우리 남쪽 국경에도 그걸 사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중남이 불법 이민자 문제로 진통을 겪는 미국 남부 국경 지대에 군을 배치한다는 발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나는 그가 항상 우크라이나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없어. 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지만, 그가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나는 그에게 묻곤 했고,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하곤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은 담지 않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제대로 대처했다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매우 잘 알고 있고, 그가 지금 하는 일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친근감을 보여 권위주의 독재자들에게 아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후 공화당 내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 관한 의견은 갈린다.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신속하고 가혹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또 다른 측근인 터커 칼슨 폭스뉴스 진행자는 러시아를 벌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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