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천재"라고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수성향 라디오 토크쇼 '클레이 트래비스와 벅 섹스톤'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술을 칭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TV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면서 "'이건 천재적이야'라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푸틴은 우크라이나 상당히 넓은 지역에 대해 '독립했다'고 선언했다. 훌륭하다"면서 "이게 얼마나 똑똑한 거냐. 그리곤 들어가 평화유지군이 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 두 곳,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독립을 승인하고 해당 지역에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러시아군을 진입시킨 것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건 내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평화유지군이다. 내가 지금껏 본 것보다 더 많은 육군 탱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은 평화를 지킬 거라고 한다. 아니, 생각해봐라. 이 남자 매우 요령(savvy)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위 '평화유지군'을 지칭해 "우리 남쪽 국경에도 그걸 사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중남이 불법 이민자 문제로 진통을 겪는 미국 남부 국경 지대에 군을 배치한다는 발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나는 그가 항상 우크라이나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없어. 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지만, 그가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나는 그에게 묻곤 했고,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하곤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은 담지 않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제대로 대처했다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매우 잘 알고 있고, 그가 지금 하는 일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친근감을 보여 권위주의 독재자들에게 아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후 공화당 내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 관한 의견은 갈린다.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신속하고 가혹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또 다른 측근인 터커 칼슨 폭스뉴스 진행자는 러시아를 벌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