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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 17만 쏟아진 날…5~11세 어린이용 백신 허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한국화이자제약.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한국화이자제약.

소아·청소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날 국내에서도 5~11세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을 품목 허가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다음달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허가한 백신은 화이자의 ‘코미나티주 0.1mg/mL(5~11세용)’다. 5~11세 접종용으로 미국 화이자가 별도로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다. 성인용과 마찬가지로 3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한다. '부스터 샷'은 허가되지 않았지만 중증 면역 저하 어린이에 한해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을 할 수 있다. 성인용, 12~17세용 화이자 백신과 유효성분은 같지만 용법과 용량에선 차이가 있다. 유효성분의 용량은 성인ㆍ12세 이상 백신의 1/3(10㎍) 수준이다. 이 백신은 현재 미국,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 62개국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예방효과 90.7%…"기저질환 소아, 우선접종 대상될 듯"

식약처는 접종 대상과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질병관리청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화 서울대의대 소아과 교수는 "비만, 만성폐질환, 심장질환,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소아에 우선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 외에도 5~11세 어린이가 긴밀하게 접촉하거나 또 같이 사는 대상 중에 고위험군이 있다면, 우선 접종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먼저 미국,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 4개국이 참여한 임상시험 결과, 전반적인 안전성 은 16~25세(1064명)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상 사례는 주사부위 통증, 피로, 두통, 주사부위 발적(피부가 붉게 변하는것)·종창(신체 일부나 전신이 부어오르는 증상), 근육통, 오한 등이며 증상은 대부분 경증~중간 수준이었다. 이러한 이상 사례는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대부분 발생 후 3일 내에는 사라진 것으로 보고 됐다고 밝혔다. 임상에선 사망, 심근염 및 심장막염, 아나필락시스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효과와 관련해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1968명(시험군 1305명, 대조군 663명)을 대상으로 2차 접종 완료 7일 후 예방 효과를 분석했더니, 백신 접종에 따른 예방 효과가 90.7%로 나타났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 분석 자료는 아직 없다. 식약처는 “성인 대상 추가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중화항체가 증가한다는 개발사 발표가 있었으며, 5∼11세에서도 추가접종 시 중화항체가가 증가하는 경향은 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야간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중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야간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선 심근염 12건 보고…"접종 후 이틀까지 면밀 관찰해야" 

앞서 5~11세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는 어린이 870만명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약 한 달 반 동안(지난해 11월 3일~12월 19일) 이상반응 4249건이 보고 됐다. 그중 4149건(97.6%)은 가벼운 이상반응이었고, 100건(2.4%)은 중대한 이상사례로 나타났다. 발열(29건), 구토(21건), 발작(10건), 흉통(12건), 트로포닌 상승(·15건) 등이다. 트로포닌 상승은 심근경색 등 심장 이상을 진단해낼때 보는 지표다.

또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심근염도 12건 보고됐다. 심근염이 발생한 12명 중 8명은 회복됐고, 4명은 아직 회복 중에 있다. 최은화 교수는 "백신을 접종한 후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시점은 주로 접종 후 이틀째까지"라면서 "이틀 간은 보호자가 이상반응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피로감이나 두통, 발열, 고열이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발작이 보고된 바 있다"면서 "드물게 관찰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접종 기관이 협조해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의 허가는 국내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과 맞물려 나왔다. 하지만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체로 무증상이거나 경증인데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현재 접종 대상 중 최저 연령인 12세의 1차 접종률도 1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어린이는 활동성이 높아 가정과 학교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의 감염과 중증질환을 예방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권근용 접종관리팀장은 "12세 접종률이 10%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5∼11세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며 "다만 반드시 초기부터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방법보다는 나이에 맞는 접종전략이 무엇이고, 어떤 대상자에게 권고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 이후 접종률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의 허가 사항을 바탕으로 내달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5~11세용 백신은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권근용 팀장은 "기존 계약한 화이자 물량에 소아용도 포함돼 있으며 도입 일정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도입 일정을 고려했을때 이르면 내달 접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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