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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화자찬이 무색하네…베이징올림픽 미국 시청률 역대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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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폐회식 장면.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회식 장면.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개최국 중국은 ‘역대 최고의 올림픽이었다’고 연일 자화자찬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의 반응은 달랐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중국 밖 흥행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나 올림픽 열기의 핵심 척도로 여겨지는 미국 시청률은 역대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했다.

올림픽 주관방송사 NBC유니버설은 22일 “베이징올림픽 시청률이 역대 겨울올림픽 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NBC 계열사를 통해 TV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베이징 올림픽 생중계를 지켜 본 시청자는 하루 평균 1140만명 안팎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전 평창올림픽(198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2022년부터 2032년까지 10년 간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하며 77억 달러(9조2000억원)를 쏟아부은 NBC 입장에서는 허탈해지는 결과다.

성폭행 피해를 호소한 이후 한때 신변 이상설에 휘말린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오른쪽)와 함께 올림픽 경기를 관전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AP=연합뉴스]

성폭행 피해를 호소한 이후 한때 신변 이상설에 휘말린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오른쪽)와 함께 올림픽 경기를 관전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AP=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은 개막에 앞서 여러 가지 악재를 안고 출발했다.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서구권 국가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을 규탄하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해 정치·외교적으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주도한 정부 고위관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건도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탕탕 켄트주립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에 대해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올림픽 최고 스타 에일린 구는 미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최고 스타 에일린 구는 미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흥행 보증수표’가 없었던 점도 시청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베이징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인물은 중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인데, 그는 미국 태생이면서도 미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한 케이스라 미국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흡인력이 떨어진다.

14년 전인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당시엔 8관왕에 오른 미국의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가 시청률 상승을 주도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선 알파인 스키 여왕 미케일라 시프린이 미국의 간판스타 겸 다관왕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잇단 부진에 단 하나의 메달도 가져오지 못하고 대회 일정을 마쳤다.

뉴욕타임스는 그 밖에도 NBC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우려해 현장 중계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원격 중계를 선택한 점, 관중석 대부분이 비어 올림픽의 열기를 느끼기 어려웠던 점 등을 시청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13일 한국과 중국의 여자 컬링 단체전 경기가 열린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 자국 경기임에도 코로나19 방역 관련 규정 탓에 관중석이 상당 부분 비어 있었다. [뉴스1]

지난 13일 한국과 중국의 여자 컬링 단체전 경기가 열린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 자국 경기임에도 코로나19 방역 관련 규정 탓에 관중석이 상당 부분 비어 있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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