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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금값 뜀박질…‘디지털 금’은 올해 23%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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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며 진짜 금(金)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몸값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금값은 1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20% 넘게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0.83% 오른 7만2990원(종가기준)에 거래됐다. 지난 2020년 9월 18일(7만3100원)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비싸다. 국내 금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금값도 오름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18일 금 선물 가격은 연초(1799.4달러)보다 5.5% 오른 온스당 18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1905달러까지 뛰며 8개월 만에 19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 금값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해 국내 금값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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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비트코인 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4만 달러를 뚫고 3만 달러대로 주저앉았다. 22일 오후 3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23% 떨어진 3만6780.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지난달 3일) 4만7000달러와 비교하면 두달여 만에 23% 수직 낙하했다. 같은 기간 금값(KRX 금값 기준)은 4.4% 올랐다.

두 자산의 희비가 엇갈린 데는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글로벌 긴축 행보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바로 금이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특히 우크라이나 반군 포격 소식 등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으로 통하는 비트코인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뭘까. 석 달 전만해도 비트코인 몸값은 8만 달러를 넘어서며 가치저장의 수단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증권가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자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암호화폐가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암호화폐 정보 분석업체 인투더블록에 따르면 지난달 비트코인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 상관계수는 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디지털 금’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 비트코인이 나스닥지수보다 더 하락한 점을 꼽으며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암호 화폐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점은 채굴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뿐”이라며 “워낙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후오비의 공동창업자인 두쥔 후오비는 20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강세장은 4년 주기로 찾아오는 반감기(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와 연관돼 있다”며 “사이클로 볼 때 현재는 하락장 초입으로 2025년은 돼야 다시 강세장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안전자산 수요가 늘고 있어 금값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12개월 금값 전망치도 기존 온스당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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