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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덮친 '우크라이나 쇼크'…"코스피 2600선 깨질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발(發) 전쟁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쳤다. 러시아에서 시작된 증시 급락이 유럽·아시아·미국으로 도미노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국제 유가는 뛰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금값도 상승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번 사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번 사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방아쇠를 당긴 건 러시아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지역 돈바스를 독립국으로 선포하고 군 진입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로 치달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바짝 얼어붙었다. 이날 뉴욕 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러시아 증시(RTS)는 13.21% 폭락했다. 독일(-2.07%), 프랑스(-2.04%) 등 유럽 증시도 흔들렸다.

22일 아시아 증시도 문을 열자마자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35% 내린 2706.79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690.09까지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00억원, 380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지수도 1.83%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1.71%), 중국 상하이지수(-0.96%)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가 문을 열기 전인 오후 6시(한국시간) 기준 나스닥 지수 선물은 2%가량 내렸다.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 유가도 뜀박질했다. 같은 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94.6달러로 하루 만에 4.8% 뛰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시장에 불안이 번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 가격은 강세를 띠었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1911달러대로, 최근 9개월 사이 최고치다.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36%포인트 내린 연 2.327%에 마감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채권값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원화값은 달러당 1192.7원으로, 전날보다 0.6원 떨어졌다(환율 상승).

2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당수 증시 전문가는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둔다. 이를 전제로 코스피의 단기 지지선은 2500~2600선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서방국 대응에 따라 한 차례 변동성이 확대된 뒤 무력분쟁 우려가 해소되면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14년 3월 크림반도 분쟁 시기에 코스피는 2주간 3% 조정받았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크림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한 시점에 코스피가 저점을 찍었고, 이후 1주일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란 분석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금융시장이 전쟁 가능성을 예상했고, 위험이 자산가격에 일부 반영된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한부형 위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 앞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등에 따라 시장에 추가 반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24시간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한은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진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계에 나선다”며 “금융감독원, 거래소 등 관계 기관과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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