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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새 녹취록에 “화천대유 尹게이트“ 공세…野 “악마의 편집, 왜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장동 (의혹의) 실체가 자꾸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장동(을)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의 전략 사령탑인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이 2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강 본부장은 세 차례 TV토론에서 거듭 반복된 대장동 논란에 대해 “이제 재판에서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과정”이라며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는) 굉장히 사실이 아닌 것에 휘둘렸다”고 주장했다. 대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장동과의 질긴 악연을 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었다.

與 “화천대유 비리는 尹 게이트”…野 “녹취록, 악마의 편집”

실제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대장동 논란에 대해 방어하는 대신 공세를 택했다. 이 후보가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라고 적힌 패널을 꺼내 든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이 후보는 패널에 적힌 “윤석열은 영장 들어 오면 죽어”,“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 “윤석열은 나하고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 같은 표현을 줄줄이 읊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의 대화가 담긴 이 녹취록은 지난 20일 우상호 캠프 총괄본부장이 “제보를 받았다”면서 처음 공개했다. 패널에 녹취록을 적어 보여주는 방식은 이 후보가 직접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결정됐다고 한다. 직접 윤 후보를 겨냥하기 위한 장치였다.

MBC 캡처

MBC 캡처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하루 만에 “우 본부장이 (대장동 사건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을 일부만 발췌해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했다”는 반론이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중앙선대본부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사실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민주당의 불법 정치공작에 대해 결코 선처 없는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 “윤석열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저거(명예) 회복하지 않는 한 윤석열은 법조에서” 등을 언급한 뒤에 “윤석열은 영장 들어 오면 죽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윤 후보가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기 때문에 ‘영장이 법원으로 청구되면 판사들에 의해 죽는다’는 것이 위 발언의 진짜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 본부장은 “판사들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죄가 없어도 영장을 치나”라고 되물으며 “죄가 있으니깐 영장 들어오면 죽는다고 말한 것 아니겠냐”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공개한 녹취록에도 제가 공개한 모든 표현이 나온다. 제가 뭘 조작했느냐”라고 되물었다.

與, 부산저축은행 의혹도 재점화…野“부풀리기 멈추라”

이날 민주당 선대위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부실수사 의혹도 재점화했다. “조우형(대출 브로커)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말했다”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운영자)의 검찰 진술이 언론에 공개된 게 계기였다.

또다시 우 본부장이 전면에 나섰다. 우 본부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결국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가 비리의 길을 열어줬다”며 “화천대유 비리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우 본부장은 이어 “이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곧바로 특검 논의 착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검찰 진술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추가 질의를 받았던 것으로 제보를 입수했다”면서 “검찰이 ‘김만배씨가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를 봐달라는 취지로 윤석열 당시 검사에게 얘기했냐’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아니다’라고 답했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혐의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민주당과 일부 세력의 조작을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李 “그분은 A대법관”…당 일각 “왜 또 대장동을 띄우냐”

이 후보와 민주당이 공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18일 한 언론을 통해 추가 공개된 새 녹취록 영향이 크다. 새로 공개된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지난해 2월 4일)에서 두 사람은 ‘그분’이란 표현으로 이 후보가 아닌 A대법관을 지칭했다. 검찰이 ‘그분’을 A대법관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에 담겼다. 이는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이 후보라는 야당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21일 세 번째로 열린 TV토론에서 맞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두 사람은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방의 책임을 추궁하며 공방을 벌였다. 국회사진기자단

21일 세 번째로 열린 TV토론에서 맞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두 사람은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방의 책임을 추궁하며 공방을 벌였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윤 후보를 향해 “지금 ‘그분’이 A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돼서 보도가 나고 있는데, 윤 후보는 아무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그분’이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했다”며 “국민을 속인 건데 사과하실 생각이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윤 후보 역시 “제가 듣기로는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장동 논란에 대한 국민 오해를 불식시키고 선거를 치르자는 게 후보의 확고한 의지”라며 “이런 캠페인은 남은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선거 막판 다시 ‘대장동 논란’이 점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크다. 민주당 의원은 한 보좌관은 “선거 전략의 기본이 상대가 만든 프레임을 무시하라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원칙인데, 굳이 얻을 게 없는 대장동 이슈를 뭐하러 다시 띄우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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