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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마라탕 되나?' 中 인기 요리 덕에 하이난성 전체가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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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성. 관광과 휴양이 주요 산업인 평화로운 이곳의 공장들이 최근 부쩍 바빠졌다고 한다. 바로 '하이난 코코넛 치킨 훠궈(海南椰子雞火锅)'가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예즈지(椰子雞)라고 불린다. 담백한 맛에 건강에 좋은 닭고기를 주재료로 해 전세대에 걸쳐 건강한 음식으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코코넛 치킨 훠궈 세트

코코넛 치킨 훠궈 세트

하이난은 해변이 발달한 휴양 관광 도시로 달콤한 코코넛과 부드러운 육질의 닭고기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하이난의 특산품 두 가지가 어우러진 하이난 코코넛 치킨 훠궈 덕에 하이난성의 주요 산업도 활황을 맞았다.

하이난 코코넛 치킨 훠궈는 닭고기, 하이난 코코넛, 코코넛 워터, 향신료, 올방개 등의 재료로 만든다. 코코넛 워터에 아주 소량의 양념을 가미해 육수로 쓰고, 손질된 닭을 뜨거운 물에 살짝 적셔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다. 간편한 요리같지만 요리의 맛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질 좋은 닭고기다.

닭고기는 하이난성 원창(文昌)시의 닭을 사용한다. 원창 지역의 닭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하이난성의 동부 원창시의 탄뉴전(潭牛鎭) 톈시춘(天睗村)에는 용나무가 많았는데 이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당시 방사한 닭들이 이 씨앗을 쪼아 먹고 자랐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잡내가 없어 진미로 통했다고 한다.

원창의 한 육계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

원창의 한 육계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

하이난탄뉴원창육계회사 작업자들이 닭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하이난탄뉴원창육계회사 작업자들이 닭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원창닭은 하이난 4대 요리로 꼽히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반드시 하얗고 향기로운 원창닭을 내 놓는다고 할만큼 품질이 우수하다. 원창 사람들은 사이에서는 '닭이 없으면 잔치를 못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닭을 좋아하며, 조리법에도 능통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원창의 육계 생산량은 1억1000만 마리에 달해 규모로 따지면 약 120억 위안(약 2조 2521억원)에 육박했다. 이 중 80%가 코코넛 치킨 훠궈에 사용됐다고 한다.

하이난 코코넛 치킨 훠궈의 인기에 탄뉴회사는 짭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8년 하이난 외부 지역으로 출하된 제품은 5%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그 비율이 30%로 급증했다. 탄뉴회사는 2021년 하이난 이외 지역에 2020년보다 50% 증가한 300만 마리 이상의 원창 육계를 판매했으며 매출은 1억4000만 위안(262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알을 낳는 양계산업 

탄뉴회사와 같은 회사들이 사업을 확장하자 원창의 많은 육계 사육 농가도 덩달아 수혜를 입고 있다. 해당 회사들은 병아리, 백신, 사료, 닭 사육 기술 등을 농민들에게 제공하고 훗날 다 자란 성계(큰 닭)를 재구입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원창시 뤄커두이(羅克堆)촌 마을 주민 후추메이(胡秋美)는 2019년 탄뉴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육계 사육 베테랑이 됐다. 그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전염병 때문에 개인이 닭을 사육하기 힘들었고,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도 볼 수 있다"면서 기업의 도움이 없이 육계 사육이 쉽지 않음을 설명했다.

2021년 12월 30일, 하이난탄뉴 원창육계회사 직원들이 닭을 포장하고 있다

2021년 12월 30일, 하이난탄뉴 원창육계회사 직원들이 닭을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체와 함께 일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없어졌다. 후추메이는 탄뉴회사와 협력해 지난해에만 3만 마리 이상의 육계를 키웠고 10만 위안(1876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성장하고 있는 코코넛 산업 

닭보다도 더 유명한 것이 하이난성의 코코넛이다. 하이난성의 명물로 30년 간 코코넛 음료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예슈예즈(椰树椰汁)는 중국에 가봤다면 반드시 한 번은 봤을 상품이다. 하이난성에서는 예슈예즈와 같은 음료 뿐만 아니라 코코넛칩, 코코넛 워터 등 다양한 코코넛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난뤼캉쓰지(綠康四季)식품회사의 생산라인에서 코코넛 워터가 제조되고 있는 모습

하이난뤼캉쓰지(綠康四季)식품회사의 생산라인에서 코코넛 워터가 제조되고 있는 모습

최근 코코넛 치킨 훠궈 덕에 코코넛 산업도 전성기를 맞았다. 하이난뤼캉쓰지(綠康四季)식품회사는 코코넛 치킨 훠궈에 들어가는 코코넛과 코코넛 워터를 판매하면서 월 100만 위안(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이난뤼캉쓰지식품회사 책임자인 천화후이(陳華輝)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 주변에만 코코넛 나무를 심었던 과거와 달리 현지 농민들은 이제 대규모로 코코넛 나무를 재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코코넛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현지 농민들과 협력해 코코넛 재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난성, 오른쪽은 코코넛음료 예슈예즈

하이난성, 오른쪽은 코코넛음료 예슈예즈

특산 요리 콘텐츠는 지역 내 유관 산업 전체를 부흥시키고, 지역 사람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탄뉴회사 총책임자인 장쉬리(張旭麗)는 "회사는 공급망을 확장함으로써 사업영역을 넓히려 한다"며 "하이난 이외 지역에 가공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며, 회사 규모를 늘려 현지 농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명멸을 거듭했을 지역의 요리 가운데 생존한만큼 전 세대와 지역에 걸쳐 호불호가 덜한 음식임을 증명한 하이난의 코코넛 치킨 훠궈. 지금과 같은 속도로 생산, 판매된다면 향후 하이난 산업을 견인하는 주체로 우뚝 서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하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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