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세돌 꺾은 알파고보다 수천배 똑똑"…1000조 시장 AI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AI 이미지 [셔터스톡]

AI 이미지 [셔터스톡]

#1. 지난 14일 세계 4대 패션쇼로 불리는 ‘뉴욕 패션위크’에서 인공지능(AI)이 디자이너로 데뷔해 화제였다. LG그룹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든 휴먼  AI ‘틸다’였다. 틸다는 유명 의상 디자이너인 박윤희씨와 협업해 ‘금성에서 핀 꽃’을 주제로 다양한 의상 디자인을 선보였다. 틸다가 창작한 디자인을 박씨가 재해석해 옷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2. 네이버는 다음 달부터 대구에 사는 독거노인 등 100명을 상대로 ’클로바 케어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가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AI 콜 서비스다. AI가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건강과 안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친구처럼 자유롭게 대화하며 정서‧감정 안정을 돕는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초거대 AI 상용화 경쟁 불붙어  

‘AI, 그 이상의 AI’로 불리는 초거대(Hyper scale) AI 기술 상용화 경쟁이 뜨겁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일찌감치 뛰어든 가운데, 국내 대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초거대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5년 전 이세돌 9단을 꺾어 파란을 일으킨 당시 ‘알파고’보다 수백, 수천 배 똑똑한 AI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사진 네이버]

2028년 AI 시장 규모 1조 달러 육박  

초거대 AI가 주목받는 것은 단순한 대화형(챗봇) AI를 넘어 경제‧사회‧문화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초거대 AI를 포함한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2024년 5543억 달러(약 66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랜드뷰리서치는 AI 시장이 2028년 1조 달러(약 119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들의 기술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다. 구글은 지난해 1월 1조6000억 파라미터를 보유한 초거대 AI ‘스위치 트랜스포머’를 공개했다. MS와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5300억 파라미터의 ‘메가트론’을, 12월에는 알파고를 개발했던 딥마인드가 2800억 파라미터의 ‘고퍼’를 선보였다. 파라미터는 초거대 AI의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인간의 뇌에서 신경세포 간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또 지난해 6월엔 중국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이 1조7500억 파라미터의 ‘우다오 2.0’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2020년 선보인 구글의 대화형 AI ‘미나(MEENA)’가 26억 파라미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을 주도한 오픈AI가 2020년 선보인 ‘GPT-3’가 1750억 파라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KT는 지난해 8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한양대와 함께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AI 원팀'을 출범했다. [사진 KT]

KT는 지난해 8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한양대와 함께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AI 원팀'을 출범했다. [사진 KT]

LG·네이버·카카오, 초거대 AI 개발  

국내에선 LG(엑사원)와 네이버(하이퍼클로바), 카카오(KoGPT‧코지피티)가 나서고 있다. 엑사원의 파라미터는 3000억 개다. 하이퍼클로바와 코지피티는 각각 2040억 개, 300억 개다. 엑사원과 하이퍼클로바는 5600억~6000억 개가량의 토큰(말뭉치)을 학습했는데, 이는 네어버 뉴스 50년치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초거대 AI 시장에서 한국은 후발주자이지만 파라미터와 응용 분야 등 모든 측면에서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화‧실용화 연구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검색 엔진과 케어 콜 서비스 등에 초거대 AI를 적용했다. 카카오의 AI 부문 계열사인 카카오브레인은 말을 하면 알아서 그림을 그려주는 ‘민달리(minDALL-E)’를 지난해 말 선보였다.

최근 틸다를 공개한 LG AI연구원은 구글과 셔터스톡‧우리은행‧EBS 등 국내외 12개사와 함께 초거대 AI 동맹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22일 발족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엑사원과 파트너들이 함께 성장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나가는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22일 구글과 셔터스톡, 우리은행, EBS 등 12개사와 '초거대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사진 LG]

LG는 22일 구글과 셔터스톡, 우리은행, EBS 등 12개사와 '초거대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사진 LG]

통신‧금융 업계도 초거대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SK그룹은 지난해 5월 SK텔레콤 산하에 초거대 AI 테스크포스인 ‘아폴로’를 설치했다. 지난해 중순 초거대 AI 개발에 착수한 K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와 함께 ‘AI 원팀’을 결성하고, 올해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LG와 손잡고 초거대 AI 기반의 ‘AI 뱅커(은행원)’을 개발 중이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는 “초거대 AI는 기존 AI 기술보다 확장성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다”며 “통신 고객 상담과 은행 업무, 진료 상담 등 일상생활은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로 이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