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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질문하셨잖나, 참나"…안철수엔 웃고 심상정은 때린 속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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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는 가혹하고 국민의힘에는 관대하다. 잘 이해가 안 된다.”

대선 D-15인 22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심 후보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민주당에 대해서는 (비판이) 지나치게 과하고 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역화폐 지급을 비판한) 심 후보는 ‘경제는 흐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 있다”며 전날 3차 TV토론에서 자신의 공약을 비판한 심 후보에 반격을 가했다.

그는 이어 “심 후보는 ‘증세가 정의’라는 일종의 좌파적 관념을 많이 갖고 있다”며 “(국토보유세 공약을 놓고) ‘세금을 걷는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동조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沈에 그간 미소로 답해온 李…3차 토론에선 ‘까칠’

이 후보는 3차 TV토론에서 심 후보와 감정싸움도 마다치 않았다. 심 후보가 자신의 부동산 감세 공약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의 부동산 정책이 옳았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는 “다 틀린 건 아니다”며 발끈했다.

▶심 후보=“제 얘길 안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이 후보=“아니, 제가 답하게 돼 있다.”
▶심 후보=“(이 후보에게) 질문 안 드렸다. (고개를 돌리며) 윤석열 후보에게 묻겠다.”
▶이 후보=“아니, 질문하셨잖아요. 참나….”

21일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논쟁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21일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논쟁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런 모습은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대화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안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포퓰리즘식 퍼주기 공약 사례’ 패널까지 꺼내 비판했지만, 이 후보는 미소를 띠며 차근차근 답했다. 이 후보는 “제일 (재원소요가) 많은 게 뭔가요”라며 관심까지 드러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는 “정의당이 가진 이상적 가치는 정말로 존중한다”며 심 후보를 치켜세웠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위성정당을 창당해 소수정당의 정치적 기회를 박탈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며 정의당에 호의적 메시지를 던진 것의 연장선 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3차 토론에서 이 후보가 보여준 변심에 대해 당 내에선 “지난해 말부터 정의당에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최근까지 비판만 돌아왔다. 이에 이 후보도 공세로 돌아선 것”(대표실 인사)이란 말이 나온다.

“정의당 위상 예전만 못하다”…진보성향 무당층 규합 나섰나

이 후보의 달라진 행보는 사전투표일(3월 4~5일)을 눈앞에 두고 진보 성향의 무당층을 적극적으로 끌기 위한 의도다.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2월 15~17일)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4%로 2017년 19대 대선 득표율(6.17%)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12월 10%를 찍었던 정의당 지지율은 계속 하락해 4%로 내려앉았다.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2020년 7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제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오른쪽)이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인사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참석했다. 가운데는 윤소하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경기도

2020년 7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제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오른쪽)이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인사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참석했다. 가운데는 윤소하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경기도

이 후보 캠프 인사는 “정의당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무당층으로 이동했다는 것”라며 “이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를 은근히 자극해 이 후보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경기도 출신 캠프 인사는 “이 후보가 ‘좌파’ 등의 이념적 단어로 심 후보를 비판하면서 실용을 중시하는 중도·무당층에 자신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치평론가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후보가 최근 ‘통합정부론’을 주장하면서도 심 후보에 손을 내밀지 않은 것은 정의당과의 연대가 중도·무당층을 끄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라며 “심 후보 역시 자기 정체성 확립을 위해 민주당과 이 후보를 계속해서 비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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