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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발 항공 산업 재편 신호탄...LCC, 중국-유럽 항로 진출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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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한항공 보잉 737-8 항공기 1호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공정위는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대한항공 보잉 737-8 항공기 1호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공정위는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합병 승인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22일 내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며, 향후 해외 지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란 공식입장을 밝혔다.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이 남았지만 항공업계는공정위발 산업 재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럽연합(EU)에서 틀어진 조선 산업과 달리 국내 항공 산업이 갖는 글로벌 위상은 조선업과 비교해 왜소하다.

대한항공 - 아시아나 결합 현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대한항공 - 아시아나 결합 현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공정위발 항공 산업 재편 핵심은 국제 항공 노선 조정으로 압축할 수 있다. 공정위는 “조치대상 26개 국제노선 중 운수권이 필요한 총 11개 노선에 대해 사용 중인 운수권을 반납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합병을 완료한 뒤 유럽(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 중국(장자제·시안·선전·베이징), 기타(시드니·자카르타) 노선 중 운수권 일부를 반납해야 한다.

항공 전문가들은 비교적 근거리인 중국 노선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가 진출해 운수권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LCC가 기존에 보유한 항공기로 취항할 수 있는 중국 노선이 우선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티웨이항공이 이달 도입할 예정인 A330-300. 중형기 중 하나로 시드니 노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이달 도입할 예정인 A330-300. 중형기 중 하나로 시드니 노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티웨이항공

이후 유럽과 미주 노선엔 신규 항공사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티웨이항공은 중형항공기로 분류되는 A330-300을 이달 중 도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기존에 확보한 시드니 노선에 A330을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합병에 따라 운수권 반납이 이뤄질 경우 유럽 노선에 취항할 가능성도 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사업 초기부터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북미 취항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적자가 쌓인 LCC가 당장 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설 수 없겠지만 항공 수요가 회복된 이후에는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메가 LCC 등장도 항공 산업 재편의 변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양사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미국 양대 LCC 중 하나로 꼽히는 프런티어는 스피릿과의 합병을 이달 초 발표했다. 합병에 성공하면 미 5위 항공사에 오른다. 국내서 메가 LCC가 탄생할 경우 양대 항공사 합병에 따른 국내공항 슬롯(공항시설 이용 권리) 반납과 연동해 항공 산업이 크게 재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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