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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셀럽앤카]⑱ 美 바이든의 스포츠카·전기차 사랑과 가슴 아픈 악연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 기간 SNS에 올린 쉐보레 코르벳. [사진 조 바이든 트위터]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 기간 SNS에 올린 쉐보레 코르벳. [사진 조 바이든 트위터]

조 바이든(80)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와 인연이 많다. 대부분은 선연(善緣)이지만, 잊을 수 없는 악연(惡緣)도 있다. 바이든은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조 바이든 시니어)는 자동차 영업사원이었다. 바이든이 학생 시절 때 아버지는 중고차를 주로 팔았다.

바이든 아버지는 자동차 영업사원 

그래서 바이든이 집과 대학(델라웨어대)을 오갈 때 아버지가 빌려준 중고차를 시승 형식으로 타고 다녔다. 바이든은 컨버터블(오픈카)을 자주 몰았다고 한다. 익명의 대학 친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시 학부생은 평일에 캠퍼스 안으로 자동차를 몰고 올 수 없었다. 바이든은 그래서 주말에 멋진 컨버터블을 타고 나타났다. 옷도 잘 입어 인기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조 바이든(왼쪽 아래)과 아버지 조 바이든 시니어. [사진 트위터]

조 바이든(왼쪽 아래)과 아버지 조 바이든 시니어. [사진 트위터]

바이든은 67년 첫 부인 닐리아와 결혼할 때 아버지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미국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코르벳(Corvette)이다. 컨버터블 모델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중고차가 아니라 쉐보레 신차를 팔던 때다. 바이든은 지금도 당시 선물 받은 코르벳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부통령 재직 시 방송인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자동차 프로그램에 코르벳을 타고 나타났다. 부통령은 원칙적으로 경호 문제 때문에 직접 자동차를 몰 수 없다. 그런데도 당시 퇴임을 몇 개월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 비밀경호국(USSS)의 특별 허락을 받았다. “7년 만에 운전대를 잡아 본다”고 했다.

애마는 스포츠카 쉐보레 코르벳 

그의 코르벳 사랑은 여전하다. 지난해 8월 자동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직후 “매리 바라 GM CEO로부터 코르벳 전기차가 나오면 내가 처음 운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여러분은 농담이라 생각하지만, 농담이 아니다(You think I‘m kidding, I’m not kidding.)”라고 말했다. 그러나 GM 측은 코르벳 하이브리드 양산 계획은 있지만, 전기차 개발과 관련해 ‘노 코멘트’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디어본 포드 공장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시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디어본 포드 공장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시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은 바쁜 일정에도 자동차 관련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애착이 크다. 지난해 5월 미시간주 디어본에 위치한 포드 공장에서 신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직접 운전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5㎞, 통상적인 미국 고속도로 제한 속도)까지 달리는 데 4.4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디트로이트에 있는 GM의 전기차 공장 ‘팩토리 제로’ 준공식에서 험머 EV를 시승한 뒤 “지옥에서 온 차(대단한 차란 의미)야. 이 녀석은 뭔가 특별해”라고 극찬했다. 험머 EV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생산한 차세대 배터리를 장착했다.

車사고로 첫 부인과 딸 잃어  

조 바이든(왼쪽에서 둘째)이 1973년 아들(오른쪽 아래) 간호 때문에 병원에서 연방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에서 둘째)이 1973년 아들(오른쪽 아래) 간호 때문에 병원에서 연방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동차와 가슴 아픈 악연도 있다. 1972년 첫 부인 닐리아와 첫 딸 나오미를 자동차 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그가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직후다. 지난해 나온 차남 헌터의 회고록『아름다운 것들』에 따르면 닐리아는 세 남매(보, 헌터, 나오미)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사고 돌아오던 길에 추돌 사고를 당했다. 당시 세 살이던 보와 두 살이던 헌터도 중상을 입었다.

바이든은 이듬해 여전히 병원에 입원하던 보와 헌터를 돌보다가 이들의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미국 정치사에 오래 남는 주요 장면이다. 바이든은 이후 질 제이컵스와 재혼하고 딸 애슐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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