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을 16일 앞두고 21일 중앙선관위 주관으로 실시된 첫번째 법정 후보토론(전체론 세번째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이에 인신 공격을 방불케 하는 거친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졌다.
두 사람 간 충돌음은 이 후보가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 담긴 패널을 꺼내면서 시작됐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대화 녹취록을 거론하면서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이게 녹취록이다”라고 읊었다. 이에 윤 후보는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다.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에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포함해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받아쳤고, 이 후보는 “거짓말을 하느냐.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이 후보는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드러났다면서 윤 후보가 ‘대장동 비리’에 연루됐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관련해서 ’그 분’이 A 대법관(실명 거론)이라는게 확인됐다. ‘그분’이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페이스북에 써놓고 국민들 속인 것인데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3억5000만원을 들고 들어간 사람이 1조원 가까이 수익얻었다. 설계자, 수임권, 수용권자가 이 후보였다. 범죄자들끼리 떠들고 녹취한거 관심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을 거론하면서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의심하지,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고 받아쳤다.
지난 두 번의 토론에서 공격하길 꺼렸던 후보 배우자 문제도 적극적으로 공세를 폈다. 윤 후보는 경제 정책 방향 관련 토론 막바지에 이 후보를 향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이야기를 하셨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신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언급하면서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에는, 즉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점에는 ‘부인의 주식 거래가 없었다, 돈 남은 게 없었다’ 이렇게 말씀했는데 그 후 몇 차례 물어보니 계속 딴말만 했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최근 국채 발행과 관련해 ‘한 나라 안에서 오른쪽 주머니에 있는 돈이 왼쪽 주머니로 가는 것’이라고 비유한 데 대해 “국채를 얼마든 발행해도 된다는 뜻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나라 국가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질문에 자꾸 딴 얘기를 한다. 국채 발행은 얼마든 해도 된다는 것 같다”고 몰아세우자 이 후보는 “당연히 안된다. 제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의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이 발언에 더해 공약한 사드 추가 배치, 북핵 선제 타격론까지 거론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한반도의 불안정을 불러와서 경제를 망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저렇게 거짓말을 한다”고 맞받았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도 이어졌다. 전날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 철회를 선언한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재정건전성 확보와 재정확장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잡을 거냐고 물은 뒤 “대응방안의 핀트를 못 잡고 있다”라며 날을 세웠다.
전선은 ‘이재명-심상정’ 후보 사이에서도 형성됐다. 심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게 폭탄공급과 규제 완화다. 이게 국민의힘 정책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좌파정책, 우파정책 가리지 않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면 한다”고 대꾸했다.
선관위가 주관하는 법정토론은 오는 25일(정치분야), 3월 2일(사회분야) 2차례 더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