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10곳 찾아 헤매던 확진 7개월 사망…"이런 일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2022.02.21 22:35

업데이트 2022.02.21 22:50

오미크론 확산으로 47만 명 넘는 환자가 재택 치료를 받는 가운데 응급 대응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재택 치료 중 상태가 악화해 사망까지 이르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 과정을 효율화하고 코로나19 환자 응급 병상을 더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 후 증상 악화…정부 "재택치료 단계 사망 아니야"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주택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9세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A씨는 확진 후 집을 나와 다른 장소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사망 전 가족들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몸이 좋지 않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119에 신고했고, 119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기초역학 조사 등을 위해 보건소에서 18일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이뤄지지 않아 사망한 사건"이라면서 "재택치료 배정 전 단계기 때문에 재택치료 단계의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관리군 배정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 확진자는 검체 채취일로부터 7일간 격리하게 돼 있는 만큼 결국 재택치료 제도의 허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연락이 안 돼 환자 분류 자체를 못했던 상황에서 자택에서 사망한 경우"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할지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 추이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 추이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응급실 찾기 난항에 "응급의료체계 중 환자 이송 문제"

지난 18일 경기 수원에서는 코로나에 확진된 생후 7개월 된 B군이 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19 구급대원은 신고 접수 뒤 8∼9분 내에 환자의 집에 도착했고, 이송 병원을 선정해 출발하기까지 총 20분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중증인 경우에는 응급 출동을 할 때 근처 다수 병원에 수용 요청을 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10여 군데 응급실에 동시에 수용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응급실 찾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가장 가까운 수원 아주대병원에 코로나 환자 관리하는 곳이 꽉 찼고, 최근 코로나 환자가 늘어 수원지역 내에서는 이송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17㎞쯤 떨어진 고대 안산 병원 병상을 확보해 이동했다"고 밝혔다. 15분에 걸쳐 이송해 병원에 도착했지만 B군은 DOA(도착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손 반장은 "보통 30~40분의 지연은 나타날 수 있었는데, 시간 지연이 있었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병상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응급의료체계에서 가중이 있어 환자 이송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현재 열 나는 호흡기 환자 문의가 들어오면 80%는 못 받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환자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당분간 확산세가 더 될 텐데, 그러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병실 부족과 관련해서, "실제 코로나 환자가 아니더라도 발열 증상 있거나 외국에 다녀오는 등 가능성이 있다면 코로나 환자에 준해서 격리해 진료를 본다"면서 "한정된 공간을 다 같이 쓰니까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택 치료 체제에서는 개인이 충분한 약을 사두고 응급실 이용은 위급한 상황에만 이용해야 실제 급한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 100명이 오면, 응급실에서 그 중 코로나 환자를 찾아내야 한다. 발열 등 의심 가는 사람들은 일단 다 감별해 내는 거다"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열난다고 응급실로 간다면 격리 병상이 곧 그냥 꽉 차서 입구에서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응급실에 격리실이 차 있으면 확진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격리병실이 있는 응급실 정보를 소방본부와 실시간 공유하고 있는데, 일반 응급실보다 수가 적다 보니 (응급실에) 도달하는 시간이 늦을 수 있다. 그 부분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119 출동 건수, 이송환자 수를 감안해 이송체계가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방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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