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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편파판정 NO'...올림픽 내내 마음 불편했던 국대의 푯말

중앙일보

입력

황승기 선수가 '편파판정 NO' 라고 쓰인 푯말을 들어보이며, 패럴림픽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 경북 칠곡군]

황승기 선수가 '편파판정 NO' 라고 쓰인 푯말을 들어보이며, 패럴림픽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 경북 칠곡군]

"선수들은 장애뿐 아니라 고된 훈련까지 견뎌냈습니다.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에선 편파판정이 사라져야 합니다."

편파판정 논란으로 베이징 겨울 올림픽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40대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선수가 다음 달 4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을 앞두고 '편파판정 NO'라고 쓴 푯말을 들고나와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에 사는 자체 장애 1급인 황승기(47) 선수다. 그는 지난 18일 휠체어를 타고 경북 칠곡군청을 찾아 손수 만든 푯말을 들어 보이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언론매체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편파판정 NO'라는 자신의 목소리가 전파되길 바란다고 했다.

황씨는 칠곡군 측에 "베이징 겨울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대회 기간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겨울 패럴림픽의 공정한 판정을 요구하게 됐다"고 전했다.

황 선수는 1996년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지가 마비되는 중증 장애인이 됐다. 이 때문에 영농후계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할 만큼 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양궁을 접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자녀 2명을 키울 만큼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양궁 국가대표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부인 김매연(39)씨도 24시간 남편을 지키며 양궁 국가대표가 되도록 도왔다. 결국 그는 지난 1월 경북에서 유일하게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번 겨울 패럴림픽에 양궁 종목은 없지만, 황 선수가 푯말까지 들고나온 것은 장애인에게 스포츠가 가지는 남다른 의미와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관련 사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지난 8일 촬영됐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관련 사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지난 8일 촬영됐다. 연합뉴스

황 선수는 “장애인이 스포츠를 하는 것은 가족 희생과 헌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패럴림픽은 국력을 가리는 대회가 아니라 장애와 고된 훈련을 이겨 낸 인간 승리와 화합의 무대다. 패럴림픽이 정치와 편파 판정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국민적인 성원과 관심을 보내달라"고 전했다.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은 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 공동 16위에 오른 한국은 베이징에 6개 종목 총 70여명(선수 3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선수단은 오는 23일 이천선수촌에서 결단식을 한 뒤 25일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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