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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늘자, 아동 가구 매출 10% 이상 뛰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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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다음 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두고 있는 강혜원(41세·서울 강동구)씨는 백화점에서 자녀 가구를 둘러보다가 가격에 깜짝 놀랐다. 책상에 책장, 침대 등을 세트로 한 번에 구매하려다 보니 200만원을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처음 갖는 공부방이니만큼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큰마음 먹고 해주려 한다”고 했다.

20일 가구 업계에 따르면 개학이 다가오면서 아동 가구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녀 방 가구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들어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하면서 자녀가 방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온라인 학습 비중이 높아지면서다.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한샘의 자녀방 가구. [사진 각 사]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한샘의 자녀방 가구. [사진 각 사]

한샘의 아동 가구 매출은 최근 2년간 계속해서 성장세다. 2020년에 전년 대비 63%라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2021년에도 8%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도 8%대로 매출이 늘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아동 가구도 지난해 2020년 대비 매출이 10%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월에 21%, 2월(1~16일)에는 39%라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아동 가구 매출이 느는 주요 원인은 고급화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스쿨링 추세에 맞춰 보다 기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아동 가구를 원하는 학부모가 많아졌다. 또한 스타일까지 생각하는 부모가 늘면서 인테리어 통일감을 위해 세트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의 아동 가구 구매 고객 1명당 평균 구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가량 증가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과거엔 단품 위주의 구매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패키지 구매 고객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일룸의 기능성 책상. [사진 각 사]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일룸의 기능성 책상. [사진 각 사]

온라인을 통한 홈스쿨링 증가도 아동 가구 매출 신장에 불을 지폈다. 보다 기능적인 책상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책상 교체 시기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아동 가구에서 책상의 디자인 변화가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책상의 크기가 커지고, 콘센트 매입이나 스마트 기기 수납 등 기능도 더해졌다. 모니터를 둘 수 있는 받침대를 만들거나, 노트북을 보기 쉽도록 책상의 각도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든 디자인도 일반화가 됐다.

정유진 한샘 디자인실 부서장은 “과거에는 중고등학생 이상부터 PC를 고려한 책상을 구매했다면 온라인 수업 비중이 늘면서 최근에는 그 연령대가 초등 저학년까지 내려왔다”며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태블릿 PC 등으로 이어지는 스마트 기기의 변화를 반영해 책상 디자인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리바트의 아동 가구 패키지. [사진 각 사]

신학기를 맞아 기능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자녀방 가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리바트의 아동 가구 패키지. [사진 각 사]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세를 잡아주는 책상도 인기다. 책상의 높이와 각도를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모션 데스크로 장시간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책상 등이 대표적이다. 퍼시스그룹 일룸에 따르면 기능성 책상 제품의 올해 1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나 증가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부모가 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출생한 세대의 자녀가 학령기를 맞으면서 취향 및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 소비’ 행태가 반영됐다.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적 여건에서 성장한 세대가 자신의 자녀에게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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