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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이 길 열어달라…이재명, 태권도복 입고 안방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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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일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부각하며 ‘정치적 고향’ 경기도를 집중 공략했다. 오전 보수 원로 김장환 목사가 설립한 수원 중앙침례교회에서의 예배를 시작으로 수원·안양 등 경기 남부 지역을 훑었다.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그는 계곡 정비, 불법 사채 전단지 단속 등 본인의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설명하며 “저는 경기도민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왔고 앞으로 여러분이 열어주는 길을 향해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권도복을 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코로나 위기’ 글씨가 적힌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태권도복을 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코로나 위기’ 글씨가 적힌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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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특히 “이제 코로나도 위험한 곰에서 작은 족제비로 바뀌었다. 제가 (당선돼서) 3월 10일이 되면 불필요한 과잉 방역 중단하고, 부스터샷을 맞은 분들에게는 밤 12시까지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게 하겠다”며 소상공인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협상과 관련해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꼭 오늘 해야 되느냐’고 그랬다더라.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 ‘국민이 더 고통받으면 우리한테 유리하겠지’라며 추경 편성을 못 하게 막는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며 야당에 날을 세웠다.

이 후보가 등판에 ‘공약 9단 이재명’이라 새겨진 태권도복 차림으로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 고통’이라 적힌 송판을 주먹으로 격파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현장 유세가 다소 밋밋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어 여러 참모의 제안 중 ‘발차기’를 어제는 즉석에서 선보인 것”이라며 “오늘 송판 격파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에서 후보가 직접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기 방지책으로는 “(부동산 개발에) 투자할 기회를 가상자산으로 만들어서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후보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윤 후보를 연일 지적하다가 자신도 ‘노마스크’ 연설을 한 데 대한 일각의 비판에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막 모여서 행사하면서 마스크 벗는 걸 뭐라고 했지, 규칙을 지키면서 마스크 벗는 것을 뭐라고 했느냐. 적반하장이다. 꼭 방귀 뀐 뭐가 화낸다고, 이 행태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세는 찬조연설에 나선 의원들이 맡았다. 수원 유세에서 이 후보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영진 사무총장은 “조선의 ‘폭탄주 대장’ 연산군을 선택하겠나,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를 선택하겠나. 폭탄주 30잔으로 밤새우는 후보를 선택하겠나, 위기를 기회로 살릴 이재명을 선택하겠나”라며 윤 후보를 연산군에 빗댔다.

한편 이날 유세 중에는 이 후보가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하자 지지자들이 취재진에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후보가 안양 유세에서 “미안한 얘기지만 언론에서 저는 맨날 욕만 한다. 저는 요만한(자그만한) 게 이만하게(커다랗게) 나온다. 상대방은 이만한(커다란) 게 요만하게(자그만하게) 나온다”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 후보의 발언에 일부 청중은 유세차 앞에 앉아있던 취재진을 향해 “얘네들이 문제야” 등의 야유를 하며, 풍선으로 머리 수차례 내려쳤다.

민주당 선대위는 “일부 청중이 취재 방해 행위를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취재진에 대한 물리적 행위나 취재 방해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이 같은 행위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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