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타 미친X" 욕설 노선영, 김보름 손들어준 法에 항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강원도청·왼쪽)과 전 국가대표 노선영. 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강원도청·왼쪽)과 전 국가대표 노선영. 뉴스1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33)은 김보름(29·강원도청)이 자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 법원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고 그가 김보름에게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선영 측은 지난 17일 손배소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날은 김보름이 자신의 SNS에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며 법원 판결에 대해 소회를 밝힌 날이다.

재판부는 노선영이 지난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선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의 사실 확인서를 통해 노선영은 김보름에게 "스케이트를 제대로 타지 않는다" "스케이트를 빨리 탄다" "천천히 타면 되잖아 미친 X아" 등의 거친 표현을 했던 사실이 입증됐다.

노선영 측이 주장한 '왕따 주행'에 대해 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노선영의 허위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4년간 이어온 양측의 진실 공방은 상급심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보름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에 노선영·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출전했다가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에서 김보름·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에 들어왔는데,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인터뷰 태도 논란까지 불거져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를 통해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평창 대회 뒤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고, 2020년 11월에 2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