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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겠다"는 우크라 교민 28명…정부가 주는 '비상배낭'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된 우크라이나에 여전히 교민 68명이 남아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현지 한국 대사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비상용품을 나눠주고 주요 도시의 대피 시설 현황을 공유했다.

19일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수도 키예프 내 대피 가능 시설 지도. 키예프 시청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자료 캡쳐.

19일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수도 키예프 내 대피 가능 시설 지도. 키예프 시청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자료 캡쳐.

체류 교민 68명...28명 '잔류 의사'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크림반도를 제외하고 우크라이나 내에 체류하는 한국 교민은 19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총 68명이다. 자영업자 등이 49명, 선교사가 14명, 유학생이 5명이다. 이 중 40명은 곧 출국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28명은 현지에 남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50여명이 잔류하겠다고 밝혔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출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떠나지 않을 경우 최소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브, 남부 오데사로 이동해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 남겠다는 교민들은 대부분 생활 기반이 현지에 있는 경우라고 한다.

비상 키트 배낭배포...대피소 현황 공유

교민들이 남아있는 한 현지 대사관도 당분간 직원 철수 없이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관은 19일 교민 중 신청자에 한해 '비상 키트 배낭'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라디오, 랜턴, 맥가이버 툴, 구급 키트 등으로 구성됐다. 대사관은 "교민들의 철수나 안전지대로의 이동, 유사시 안전 확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또 홈페이지를 통해 수도 키예프와 동부 하르키브의 주요 대피소 현황을 공유했다. 대사관이 첨부한 키예프 시청 홈페이지 기반 자료에 따르면 키예프 내에만 방공호, 지하철 역사, 지하주차장 등 약 5000개의 대피 가능 시설이 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3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16일부터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국경 인근 지역인 우크라이나 르비브와 폴란드 프셰미실에 임시 사무소를 열고 교민들의 육로 대피를 돕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신규 입국하거나 계속 체류할 경우 여권법에 의해 1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19일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교민 배포용 비상배낭키트. 라디오/랜턴, 맥가이버툴, 구급키트, 비상용 은박담요, 우의, 파이어스틱, 호루라기 겸 나침반, 일회용마스크, 배낭 등 12종으로 구성됐다.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자료 캡쳐.

19일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교민 배포용 비상배낭키트. 라디오/랜턴, 맥가이버툴, 구급키트, 비상용 은박담요, 우의, 파이어스틱, 호루라기 겸 나침반, 일회용마스크, 배낭 등 12종으로 구성됐다. 주우크라이나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자료 캡쳐.

정부 '유럽에 LNG 지원' 고심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대란도 당장 한국 정부가 고민할 문제가 됐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는데 러시아가 제재 등 서방의 압박에 반발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해 유럽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유럽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고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한국 정부에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국내 수급 사정을 들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일본은 일부 LNG를 유럽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통화에서 감사를 표했다고 이날 백악관이 밝혔다.

유럽은 일본 뿐 아니라 한국도 LNG 스와프(교환)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공개적으로 비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에서 "한국이나 일본은 스와프 계약을 통해 EU에 LNG를 공급할 의사가 있으며 우리는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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