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의해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또 열렸다. 전날 새벽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14조원 규모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반발로, 국민의힘은 절차적 무효를 주장하며 예결위를 다시 열었다.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가 90분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예결위 단계에서 이를 다시 논의하지 않고 국회 본회의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野 “기습 추경 통과, 원천적 무효”
이날 오후 2시 열린 예결위에선 민주당의 추경안 단독 처리 절차가 주요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18일) 저녁 11시 54분에 19일 0시 1분에 개의한다는 문자가 왔다. (민주당이) 기재부와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추경안을 (예결위에서) 통과시켰다”고 했다. 유상범 의원도 “통지 없이 개최된 회의는 원천적으로 무효고 적법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국회법의 정당한 절차에 따라 추경안이 예결위를 통과했다”며 “야당이 협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단독 처리했고, 법적 검토를 다 거쳤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 여·야 원내대표가 세부적인 추경안을 논의한 뒤 본회의를 통해 추경안을 최종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도 추경이 신속하게 통과돼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정, 14조원→17.5조원 확대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14조원 규모의 추경 정부안을 17조50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안에서 3조5000억원을 증액한 추경엔 정부도 동의했다. 이번 추경의 주된 내용인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1인당 3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정부와 여당이 원안대로 합의했다. 대신 여기에 특수고용노동자(특고)·프리랜서 지원과 취약계층 코로나19 진단키트 지급 예산 등을 추가한다.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었지만 이를 증빙하기 어려워 제대로 지원받지 못해온 특고와 프리랜서 약 140만 명에게 1인당 20만~100만원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에 당정이 합의했다. 법인택시, 전세버스 기사와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도 17조원대로 증액한 추경안에 포함됐다.
與 “21일 본회의 통과 목표”
민주당 예결위 의원은 “예결위 통과는 이제 뒤집을 수 없는 일이고, 21일에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서 추경 최종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여기서 조정될 수 있지만, 17조원 안팎으로 가능한 21일 본회의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소상공인 1인당 1000만원 지원이 필요하고,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충분히 추경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