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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단독 인터뷰] ‘대선 블랙홀’ 쏘아 올린 안철수의 작심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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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제안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모든 걸 국민 판단에 맡기고 내 길 가겠다
■대통령 권력 분산하고 견제 기능 대폭 강화해야… 단임제·연임제는 다음 문제
■‘타임오프제’ 도입 강력 반대, 청년 취업 기회 강탈하는 고용세습 뿌리 뽑아야
■반칙과 특권, 불공정·기득권 없애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전성시대 열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글로벌 감각과 해외 네트워크도 충분히 갖춘 안철수만이 이 시대 대한민국호를 조타할 적임자”라고 힘줘 말했다. 김경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글로벌 감각과 해외 네트워크도 충분히 갖춘 안철수만이 이 시대 대한민국호를 조타할 적임자”라고 힘줘 말했다. 김경빈 기자

 안철수 대선후보와 만난 건 2월 10일 늦은 오후, 장소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안 후보는 월간중앙 단독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 이슈와 관련해 “(여야) 정치권에서 언론을 향해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데, 그건 진정성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랬던 안 후보가 3일 뒤인 2월 13일 유튜브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단일화를 선제적으로 제안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 정치 교체, 시대 교체의 비전을 모두 담아내야만 하고 그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돼야 한다”며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선제적’ 단일화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완주한다고 계속 얘기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표)만 붙이려고 한다”며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걸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는 게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는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제안? 더 좋은 대한민국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5일 유세 버스 안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관련 사망자가 안치된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5일 유세 버스 안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관련 사망자가 안치된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단일화 방식, 즉 여론조사 국민경선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에 안 후보는 2월 14일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대해 답을 하면 거기에 따라 제가 또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 다른 인사들의 단일화 방식과 요구에 대해서는 제가 답할 이유가 없다. 윤 후보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월간중앙은 2월 10일 대면 인터뷰에 이어 13일 전화 인터뷰, 이틀 뒤인 15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의 속내와 대선에 임하는 각오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주요 문답.

요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니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민심은 어떤가?

“현장 민심은 뜨겁다. ‘우리 가족은 다 안철수예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다. 저를 지지하는 한 표는 사실상 서너 표에 해당한다.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에 반영되리라 기대한다.”

안 후보는 2월 16일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유세 버스 사망사고’의 사태 수습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전날 밤 11시부터 새벽 2시 45분까지 사망자 2명의 빈소가 차려진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안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2월 15일 오후 천안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의 유세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와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대위원장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밀폐된 버스 안에서 가스 질식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지율이 다소 하락세 내지 답보 상태인 것 같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끌어올릴 계획인가?

“극단의 진영 대결이 장애물이다. 양 진영 지지자들이 상대편 진영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기 진영 후보를 지지한다. 안철수를 찍으면, 내가 싫어하는 상대 진영 후보가 당선될까 두려운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이미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역대 최고로 역겨운 대선이라는 게 국제적 평가다. 그러나 TV토론 시청 후 ‘지지를 변경하겠다’는 국민이 4명 중 1명이다. 저의 미래 비전과 국가 생존전략을 진정성 있게 진심을 담아서 설명하겠다. ‘과거 대 미래’, ‘포퓰리즘 대 미래 비전’, ‘상식 대 몰상식’, ‘부패 대 청렴’, ‘정상 가족 대 범죄 가족’의 대결에서 우리 국민은 결국 현명한 선택을 하시리라 믿는다.”

지난해 11월 1일 출마 선언 이후 줄곧 완주를 강조하다 2월 13일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그 이유와 배경이 궁금하다.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통한 더 좋은 대한민국 만들기를 위한 제안이었다. 더 이상 저에게 단일화에 관해 묻지 말고, 대한민국의 생존전략과 정책 그리고 미래담론에 집중하자는 뜻이다.”

국민의힘에서 끝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거부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거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방식,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된 방식, 즉 국민의힘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심지어 안철수가 오세훈에게 패배했던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압도적 승리를 통한 ‘더 좋은 정권 교체’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 여망을 저버리는 것이다. 상식을 기반으로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 말대로 차 한잔 마실 시간 내에 매듭지을 수 있다. 이제 공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윤 후보가 답할 차례다. 윤 후보가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맡기고 굳건하게 제 길을 가겠다. 국민의 뜻에 따라 안철수가 정권교체를 하겠다.”

“말 바꾸는 이재명,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외동딸 안설희(왼쪽) 박사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 사진:유튜브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외동딸 안설희(왼쪽) 박사와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 사진: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구체적으로 단일화(통합정부) 제의를 해온다면 어떻게 할 건가?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답변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2월 3일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이 후보에게 “이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후계자는 아니다. 새로운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 답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표가 될 성싶으면 즉흥적으로 말을 하시는 분이다. 그렇다 보니 전에 했던 말과 다른 말을 많이 하신다. 이 말도 또 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사례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중도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또 말을 바꿀 것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집권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는 권력구조 개편은 개헌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개헌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개헌 전에 현행 헌법과 법률하에서 대통령의 권한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매우 이상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바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된 청와대 정부다. 청와대 비서진은 대통령 보좌를 넘어서, 장관에게 직접 업무를 하달하기도 한다. 그림자여야 할 비서진이 언론 앞에 수시로 등장한다. 장관은 막강한 청와대 권력에 저항하지 못한다. 그러니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은 개헌 전에 가능하다. 청와대 규모를 반으로 줄이겠다. 청와대 비서진의 업무가 대통령 보좌를 넘어서지 않도록 하겠다. 자기 이름 걸고 언론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비서진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책임과 권한은 크기가 같아야 정상화된다. 내각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잘못하면 책임지도록 할 것이다. 의사결정은 국무회의에서 해야 한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미국과 우리나라는 같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만 같을 뿐 내용은 다르다. 미국 대통령은 행정권 하나만 가지고 미국을 경영한다. 상·하원과 주지사로부터 견제를 받는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다. 행정 권한뿐만 아니라 입법권·인사권·예산권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감사원도 행정부 소속이다. ‘내 사람 심기’를 통해 사법부까지 장악하고 있다. 권력의 절대 반지를 가진 셈이다. 그러나 견제장치는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5년 단임이냐, 4년 중임이냐는 그다음 문제다.”

“힘없는 노동자와 청년 위한 국정 펼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영정 앞에서 분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영정 앞에서 분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념·세대·성별 등의 갈등이 심각하다.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 사회가 서로 나누고 양보할 만큼 여유가 사라져가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내가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남을 생각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거대 양당은 수시로 지역·이념·세대·계층 간 갈라치기로 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이득을 챙겨왔다. 영호남 갈라치기는 단골 메뉴다. 이재명 후보는 경선 때 호남 출신 후보들을 견제하기 위해 ‘백제 불가론’을 외치고, 최근 호남에 가서는 박정희 정권의 호남 차별을 꺼냈다.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국민통합과 국가의 미래 따위는 기꺼이 희생시키겠다는 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양당 후보는 우리 청년층을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로 갈라서 갈등을 촉발하고 증폭시키고 있다. 나라 망치는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국민통합 없이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없다. 양쪽 진영에 속하지 않고, 이념에 매몰되지 않은 제가 국민통합의 적임자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조치들을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다. 먼저 중도 실용 정신으로 이념과 진영을 넘어서는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할 것이다. 국민 삶이 나아지고 여유가 생기면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국민 삶을 개선하는 상책은 일자리이며, 일자리는 과학기술을 통한 미래 먹거리로 창출할 수 있다. 미래 먹거리와 좋은 일자리는 계층·이념·세대 간 갈등을 줄이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핵심이다.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노동개혁에 대한 안 후보의 견해를 듣고 싶다.

“노동개혁은 연금개혁·교육개혁과 더불어 제가 추진하고자 하는 3대 개혁과제 중 하나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강성 귀족 노조가 독점하고 있는 ‘가짜 노동자 대표성’을 진짜 노동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강성 귀족노조는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해악 세력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기대하는 생산성 향상보다는, 노사 야합을 통한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으로 귀족노조 철밥통만 더욱 공고해질 우려가 크다. 지금도 민노총에 의한 불법 파업과 경영 방해가 심각한데, 노동이사제가 민간 기업으로 확산되면 기업은 민주노총에 지배당하고 우리 경제는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청년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기득권 구조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시간을 면제해 주자는 타임오프제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 노동조합 활동은 조합원의 조합비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노조 활동에 대한 보상은 노조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맞다. 양당 후보의 타임오프제 찬성은 기득권 노동계의 눈치를 본 결과다. 노동이사제에 이은 또 하나의 노동 포퓰리즘이다. 저는 노동이사제뿐만 아니라 공무원·교원 노조의 타임 오프제 도입에 강력히 반대한다. 청년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강탈하는 고용세습을 철저히 뿌리 뽑겠다. 득표의 유불리를 계산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다. 기득권 노조 눈치 보지 않고 힘없는 노동자들과 청년들을 위해 국정을 펼칠 것이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자기 편’ 편중 인사를 비판해 왔다. 적임자라면 ‘안철수 저격수’라도 기용할 수 있는가?

“좌우 가리지 않고, 해당 분야의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을 선임해 일을 맡길 생각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같은 방법으로 70년 고질병이던 노동개혁에 성공했다. 개인적 호불호나 진영에 상관없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마음속에 입력해 두고 있다.”

“대선 후 지방선거 통해 국민이 일할 여건 만들어주실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1일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1일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의석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안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정국 운영이 원만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제가 당선되는 것은 국민에 의한 정치혁명이다. 수권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사표 방지 심리를 악용한 공포 프레임이다. 거대 양당은 언제나 같은 논리로 제3당의 진입을 막고,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방법으로 ‘적폐 교대’를 해왔지만, 정치는 퇴보하고 국민의 삶은 더 나빠졌다. 의석이 많다고 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여당은 180석을 가졌지만 제 역할을 못해서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이른다. 100석 제1야당은 정권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사이익에만 기대고 있다. 1석도 없던 마크롱은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프랑스 국민은 1개 의석도 없었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마크롱은 좌우 가리지 않고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영입해 국민통합내각을 꾸렸다. 국민은 총선에서 제1당을 만들어줬고, 마크롱 정권은 거대양당이 이루지 못한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등 ‘프랑스의 불치병 치유에 성공했다. 3석 정당의 수권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거대 양당의 억지이자 속임수이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이다. 대선 3개월 후 (단체장·지방의원 등) 4000명 정도를 뽑는 지방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국민이 만들어주실 것이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많은 사람이 이재명 후보의 장점으로 업무 추진력과 성과를 꼽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추진력과 성과가 아니라, 무능 아니면 범죄였다. 대장동 게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1조원의 이익을 특정 민간업자들에 몰아줬다면 단군 이래 최악의 범죄이고, 아랫사람들이 저지르는 것을 몰랐다면 단군 이래 최고의 무능이다. 표가 될 것 같으면 무슨 말이든 하고, 했던 말도 서슴없이 뒤집는다. 아버지·형·형수·조카와 인연을 끊고, 아들은 남이 되는 기이한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다. 부인이 공인을 머슴처럼 부리고 공금으로 집안 식탁이 차려지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 아니면 최악의 무능이다.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정의를 자산으로 출발했다. 이 부분은 높이 사지만 많이 훼손됐다. 좌파 포퓰리스트 이재명 후보 못지않은 우파 포퓰리스트다. 평생 검사로만 살아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 정치 경험도 일천하다. 이미 만들어진 조직 내에서 명령만 하는 일을 해서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조정하는 일에 적합하지 않다.”

두 후보와 비교했을 때 안 후보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회사를 만들고 돈 벌어서 월급 줘봤다. 양당 후보는 세금 쓰는 일을 주로 했다. 국고를 살찌울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저는 시대정신에 딱 맞는 사람이다. 현재 인류 문명사적 흐름은 4차 산업혁명과 미·중 간 기술 패권전쟁이다.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는 모두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에 적합하다. 의사 출신으로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적임자다. 방역과 코로나 종식, 그리고 이후 출현할 팬데믹에 세계에서 가장 잘 대응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저 자신을 포함해 가족 리스크가 없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 했다. 다른 후보들은 하루가 멀다고 본인과 가족의 법적·도덕적 문제가 터진다. 국정을 어찌 펼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저만 군대 갔다 왔다는 점, 끝으로 하나 더 추가한다.”

“20년 국민 먹거리와 일자리 생산하는 게 정치의 책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1일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월 11일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언론 인터뷰 등에서 “두 후보는 내수용에 불과한 법률가이고 안 후보만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 유일 후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와 안 후보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법률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잘잘못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법률가는 이러한 일을 직접 행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법률가는 과거만 들여다볼 뿐,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 드물다. 법률 영역에도 국제관계를 다루는 분야가 있지만, 양당 후보는 평생 국내 법률만 다뤘다. 그래서 내수형 법률가라고 규정하는 것이 틀리지 않는다. 평생 보지 않고 살아온 분야, 모르는 분야는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내수형 법률가인 양당 후보는 ‘동굴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내수형 법률가가 국정 최고책임자가 되면, 우리의 미래는 등대 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처럼 표류할 것이다. 지금 인류 문명사적 흐름은 4차 산업혁명과 미·중 간 기술 패권전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감각을 가진 과학기술 전문가 대통령이 필요하다. 저는 의사, IT 전문가, 기업 경영인, 대학교수에 정치 경험 10년을 더했다. 글로벌 감각과 해외 네트워크도 충분히 갖췄다. 이 시대 대한민국호를 조타(操舵)할 적임자다.”

대선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보다 더 국민 분열이 심해질 거란 우려도 있던데.

“양당 후보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극심한 분열과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대통령이 되지 못한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 지지자들이 승복하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국정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동서고금에 국론이 분열된 상태에서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없다. 양 진영의 대립과 갈등을 막을 수 있는 선택이 안철수 대통령이다. 제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국민통합내각’을 구성하겠다. 총리·국무위원 및 기타 장관급 인사는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등용하겠다. 통합의 정치로 합의민주주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박정희 대통령은 ‘잘살아보세’라는 구호로 국민을 단결시키고 산업화를 성공시켰다. 김대중 대통령은 ‘금 모으기’로 IMF 사태를 극복하고,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벤처창업으로 20년 먹거리를 만들어냈다. 저는 국민통합을 이룬 대통령,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선진화를 이룬 대통령,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G5에 진입시킨 대통령,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 등 국가 대개혁 과제를 성공시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길을 닦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향후 발생할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방역 대통령도 되고자 한다.”

끝으로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정치가 국민의 골칫거리가 아니라 국민의 희망이 돼야 한다. 국가의 미래 비전이 정치의 화두가 돼야 한다. 향후 20년 우리 국민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생산해내는 것이 정치의 책무이다. 대통령 잘 뽑아야 대한민국의 앞길이 열리고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진다. 안철수가 적임자다. 역사의 과거를 파먹고 사는 정치를 멈추게 하고, 미래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담대한 희망의 정치를 하겠다.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기득권을 없애고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전성시대를 열겠다. 청년의 꿈과 열정, 도전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된다.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

- 글 최경호·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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