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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타이어회사가 운동화 만든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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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가 협업해 안정성을 강화한 운동화를 지난달 출시했다. [사진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가 협업해 안정성을 강화한 운동화를 지난달 출시했다. [사진 한국타이어]

최근 한국타이어와 기아가 각각 프로스펙스, 아이더와 콜래보레이션(협업)해 ‘하이킹화’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주로 식음료·뷰티·패션업계에서 다양한 콜래보 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자동차나 타이어 업체가 운동화를 만드는 게 이례적인 협업 사례여서다.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이른바 ‘민지 세대(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점차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이들과 접촉면이 적은 전통 제조업체도 이색 협업을 통해 MZ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프로스펙스와 함께 빗길과 눈길에서 안정성을 강화한 운동화 2종을 지난달 말 선보였다. 두 회사는 “타이어와 운동화 모두 지면에 맞닿아 안전한 이동을 위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타이어는 올웨더 타이어 ‘키너지 4S2(Kinergy 4S2)’ 트레드(타이어 접촉면) 패턴을 제공하고, 프로스펙스는 이를 밑창(아웃솔)에 적용했다.

자동차와 신발의 ‘이색 협업’ 

키너지 4S2는 유럽·영국의 자동차 전문지에서 실시한 타이어 성능 테스트에서 1위에 오른 사계절용 타이어다. 타이어 중앙 표면에 굵은 홈을 배치해 배수성을 높이고, 지그재그로 교차하는 ‘V’자 형 패턴을 적용해 눈길에서도 주행 성능이 뛰어나다. 키너지 4S2를 운동화 밑창에 적용, 빗길·눈길에서 지면과의 접지력은 물론 배수 성능 등을 강화했다는 게 두 회사의 설명이다. 협업 운동화 2종은 총 6500족 한정 수량으로 제작돼 전국 프로스펙스 매장과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에서 판매 중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는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제품인데 단순히 고무 제조공장의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MZ세대는 타이어를 접할 일이 적다 보니 기업명도 모를 때가 많다”며 “MZ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작년부터 패션·아웃도어·게임업계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가 '신형 니로'를 출시하며 아이더와 협업해 내놓은 하이킹화 '퀀텀 니로 에디션'. [사진 아이더]

기아가 '신형 니로'를 출시하며 아이더와 협업해 내놓은 하이킹화 '퀀텀 니로 에디션'. [사진 아이더]

기아도 지난달 신차 ‘디 올 뉴 기아 니로’를 출시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와 협업한 하이킹화 ‘퀀텀 니로 에디션’을 한정 수량 만들었다.

두 조합의 경우 ‘뛰어난 연비’에 초점을 맞췄다. 신형 니로는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높은 복합연비(L당 20.8㎞)를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이에 착안해 장시간 보행에 강한 하이킹화를 제작한 것이다. 아이더가 지난해 출시한 ‘투어링 워크’의 탄성력을 높이면서 니로의 외관 디자인 ‘엣지팩’(C필러)을 적용했다. 이번 협업 운동화는 공식 판매는 하지 않고, 신형 니로 사전예약 고객 500여 명에게 나눠줬다.

신동빈 회장도 신은 친환경 운동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친환경 제조업체(LAR)와 손잡고 폐페트병을 수거해 만든 운동화도 깜짝 인기를 끌었다.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을 위한 ‘프로젝트 루프(LOOP)’를 진행하며 협업해 친환경 운동화를 만든 건데, 이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평소 신고 다닌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자 롯데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한남동 '구찌가옥'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친환경 LAR 운동화를 신고 있다. 신 회장 옆은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사진 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롯데그룹]

지난해 10월 서울 한남동 '구찌가옥'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친환경 LAR 운동화를 신고 있다. 신 회장 옆은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사진 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롯데그룹]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업종 간 경계 없이 다양한 협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짚었다. 서 교수는 “특히 전통 제조업의 경우 젊은 세대에 대한 마케팅에 늘 어려움을 겪는데, 기업에 대한 친숙함을 높여주는 성공 사례가 늘고 있어 이색 협업을 활용하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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