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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범위 밖 지지율 격차, ‘샤이 이재명’ 결집해 반전 노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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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호 05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전남 순천시 거리 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전남 순천시 거리 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18일 오전 “오늘 이재명 후보의 유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존의 ‘위기 극복, 경제, 개혁, 통합’에 더해 ‘승리의 자신감’”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 후보가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열세를 보이자 이를 의식해 희망적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나주 유세에서도 “나는 국민을 믿는다. 정의와 상식, 집단 지성을 믿는다”며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김만배씨 녹취록에 있다는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말을 반복해 외치는 등 자신감을 거듭 표출했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엔 지지층 소통용 앱 ‘이재명 플러스’에 “지지율은 파도와 같아서 언제나 출렁이는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호남은 특히 다른 지역의 여론 흐름에 민감한 지역이라 이 후보가 결코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야권 단일화 이슈 조정기를 거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이 보수층 여론조사 응답률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려 윤 후보 지지율에 2~3% 상승효과를 냈다는 게 이 후보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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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희망 회로’ 가동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기동민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여론조사는 (조사) 기관 성격과 문항, 항목 배치 등에 따라 상당히 요동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박빙의 상황으로, 지금 시기에 격차가 확대된 건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샤이 이재명’의 결집 가능성에 대한 당내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그래도 윤 후보는 도저히 못 찍겠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여전히 좀 있다고 본다”며 “이들이 이 후보의 개인 캐릭터 등으로 인해 선뜻 지지를 표명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이 투표장에 나와 이 후보를 찍도록 하는 게 앞으로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엄밀히 말해 의사 표현을 두려워하는 ‘샤이층’이라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친문 부동층’이 지표상 4~5% 존재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들이 ‘문 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윤 후보를 찍을 수는 없을 것인 만큼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등 친문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지지층을 적극 설득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친문·여성이라는 집토끼 결집 전략을 통해 ‘샤이 이재명’을 최대한 발굴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처럼 큰 규모의 샤이 표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적·사회적 압박과 시선 때문에 속마음 지지를 숨기는 게 샤이 표심의 본질인데, 지금 현재 한국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도 “이미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에서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샤이 응답층이 클지는 의문”이라며 “지난해 4·7 재·보선에서도 샤이층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이날 호남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남 순천 유세에서는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을 겨냥해 “김 전 대통령은 평생 핍박을 받고도 보복하지 않았는데,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대놓고 정치 보복을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왕국’이 열리고 검사들이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곧 올지도 모른다. 3월 9일이 지나고 10일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지 상상해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지만 저는 호남의 개혁 정신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살아왔다”며 “민주주의가 활짝 핀 나라, 평화가 보장되고 김 전 대통령이 꿈꿨던 나라를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유능한 리더”라고 말하는 과정에서도 ‘DJ 정신’을 끌고 왔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이란 DJ의 말을 인용하며 “저 또한 정치를 하든, 시민운동을 하든 현실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경제에 박식했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통찰력이 있어서 외환 위기도 신속히 극복하지 않았느냐”며 “국정을 모르는 게 마치 당연한 듯 자랑하는 리더로는 이 엄혹한 환경을 견뎌낼 수 없다”고 윤 후보를 공격했다.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주장에 대해서도 “윤 후보가 당선되면 군사적 위기가 올 수 있다.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국방 산업이 망가지고 무역 제재 때문에 민중이 피해를 본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된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도 강하게 비판했다.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조정된 데 대해 “3차 접종까지 했으면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며 “이렇게 (유세 현장에) 다 모여도 상관없는데 6명 이상 식당에서 오후 10시 이후 모이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코로나는 2년 전 코로나가 아니다. 감염 속도는 엄청 빨라졌는데 이젠 위중증 환자도 독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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