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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10시’ 검토하던 정부, 확진 급증에 영업시간만 연장 가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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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3135명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유학생들이 PCR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3135명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유학생들이 PCR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도 하루 새 76명 급증해 400명대를 코앞에 뒀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2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뒤 상당 기간 비슷한 규모로 유지되는 ‘고원형’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870명으로 나타났다. 집계 마감 시간까지 3시간 남아 있어 18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1만 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2주 전) 2만2906명이었다가 10일(1주 전) 5만4120명으로 올랐고, 다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거리두기까지 완화되면 이후 방역당국이 내놓은 예측(이달 말 13만~17만 명)마저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중순 전후, 하루 20만 명대의 환자가 쏟아지며 정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정점을 찍고 바로 떨어지는 형태가 아니라 상당 기간 정점 상태를 유지하는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행이 높고 뾰족한 산이 아니라 파미르 고원(아시아 대륙 중앙부에 있는 대고원)처럼 이어질 것”(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이란 얘기다.

이런 예상이 나오는 건 해외에 비해 감염으로 자연면역을 얻은 경우가 적은 데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향이다. 방역 고삐를 죈 영향에 오히려 유행 시기는 다른 나라보다 길어지는, ‘K방역의 역설’인 셈이다. 이날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는 3월 중순께 정점 수준을 27만 명으로 예측했다.

대규모 환자 발생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위중증 환자 관리다. 오미크론 중증화율(0.42%)을 적용하면 다음 달에 20만 명 수준의 환자가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하루 800명 넘는 위중증 환자가 연달아 나오면서 의료체계 여력이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 동국대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동국대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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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정부는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밤 9시’로 제한된 현행 거리두기를 ‘6인, 밤 10시’로 소폭 완화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된 거리두기는 오는 21일부터 대통령선거(3월 9일) 이후인 다음 달 13일까지 3주간 유지된다. 정부는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사적 모임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만 1시간 연장해 밤 10시로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8인·10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으나, 연일 확진자가 폭증하고 위중증·사망자가 증가세로 돌아서자 영업시간만 손보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심한 만큼 완화는 필요하다고 봤으나 정부 내에서도 방역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아직 유행의 정점을 모르는 상황에서 대폭 풀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또 역학조사 중단에 따라 쓸모가 없어진 전자출입명부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백화점·대형마트 출입 시에 전자출입명부 용도로 쓰는 QR코드·안심콜은 더는 쓰지 않게 된다. 다만 식당·카페 출입 시에는 당분간 계속 QR코드를 찍어야 한다. 출입명부가 아닌 방역패스 용도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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