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착취 아니에요…오해가 생긴 것 같네요”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64)씨가 방송 이후 제기된 '노동 착취'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9일 방송된 '유퀴즈'에서 임씨는 45년간 수십 킬로그램의 짐을 지게에 지고 산 위로 배달해온 이야기로 화제가 됐다. 158㎝의 작은 체구로 130㎏에 달하는 냉장고를 지고 산을 오른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번 돈을 1억원 이상 장애아동 보호시설과 노인 보호시설 등에 기부했다.
논란이 된 것은 너무 적은 임금이었다. 지게에 짐을 싣고 2시간 거리 설악산 흔들바위에 다녀오면 2만원, 1시간 30분 거리 비룡폭포 6000원을 받는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방송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악산 지게꾼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1시간 반 동안 6000원을 받습니다'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17일 오전까지 2만5000명 넘게 동의했다. 누리꾼들은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 홈페이지 등에 항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임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과거 지게꾼이 많았을 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말한 1시간 30분에 6000원이란 금액은 20여년 전 얘기라는 설명이다. 임씨는 "실제로 매일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매일 오르내렸고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옮긴 적도 있다. 그런데 1시간 30분에 6000원이라고 말했던 건 옛날 지게꾼이 많을 때 얘기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엔 일감이 줄어 1주일에 한두 번 산속 암자에 과일이나 LPG 가스통을 옮겨주고 한 번에 4~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 따르면 한때 60명에 달했던 설악산 지게꾼은 민간 휴게소·대피소 또는 사찰에서 품삯을 받았다. 하지만 2008년 민간 대피소가 모두 문을 닫고, 2013년엔 마지막 민간 휴게소가 폐쇄되면서 지게꾼은 대부분 사라졌다. 공영으로 전환한 대피소는 전용 헬기가 분기마다 물건을 조달한다. 최근엔 등산로가 개선되면서 흔들바위 아래 150m 지점까지 전기차가 들어갈 수 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기부 계속할것"
최근 임씨는 지게를 지지 않는 날엔 인테리어 철거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한다. 그는 "지게꾼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절에선 일감이 생길 때마다 연락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시청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방송이 나간 뒤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건강을 걱정해주거나 잘했다고 많이들 칭찬해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기부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중증장애가 있는 아들을 계속 돌볼 수 없어서 보호시설에 보냈다. 나 혼자 잘 사는 게 죄인 같아서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