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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무슨 학폭 가해자야” 교사 목 조르고 욕한 학부모

중앙일보

입력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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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가 교실에 난입해 교사의 목을 조르고 욕설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30대 학부모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1시 30분쯤 수업이 진행 중이던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교사 B씨에게 욕설을 하며 목을 조르고 팔을 강제로 끌어당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초등학생 10여명에게도 “우리 애를 신고한 게 누구냐”는 등 소리를 질러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보를 받고 다짜고짜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그는 다른 남성 2명과 함께 교사 B씨를 교실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A씨는 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넌 교사 자질도 없다”라거나 “교육청에 신고해서 옷을 벗게 할 것”이라고 하는 등 모욕성 발언도 했다.

심지어 B씨는 A씨 아들의 담임교사도 아니었다. 담임교사가 병가를 내면서 대신 해당 반을 잠시 맡고 있던 상태였다.

경찰은 학부모 A씨가 폭행 및 아동학대 혐의로 B씨를 맞고소한 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B씨에게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검토 중으로 A씨에게 적용될 죄명은 바뀔 수 있다”며 “A씨와 함께 있던 남성 2명은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2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씨가 교육활동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B씨와 인천 교사노조는 시 교육청의 소극적 대응으로 고발 조치가 다소 늦어졌다고 주장하며 피해 교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실제로 B씨는 사건이 발생한 뒤 A씨를 직접 고소해 변호사 선임비와 정신과 치료비 등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인천 교사노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후 시 교육청에 빠른 고발을 요청했지만 이미 B씨가 고소했다는 이유로 교권보호위원회로 결정을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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