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되세요’의 사용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행복한 주말 되세요!” 주말에 많이 주고받는 인사다. 이와 같은 ‘~되세요’ 형태의 인사는 평소에도 많이 사용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가 그렇다. 새해에는 “기쁨 가득한 한 해 되세요”와 같은 덕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쓰이는 ‘~되세요’는 문제가 없는 표현일까?

‘되다’는 “커서 의사가 되다” “개과천선해 착한 사람이 되다”에서와 같이 어떤 지위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이를 명령형으로 바꿔 보면 “(너는) 커서 의사가 되어라” “(너는) 개과천선해 착한 사람이 되어라”와 같은 형태가 된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역시 “행복한 주말이 되다”를 명령형으로 바꾼 문장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행복한 주말이 되라고 하는 것일까.

듣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면 “(너는) 행복한 주말이 되어라”가 되는 셈인데, 듣는 이가 ‘의사’나 ‘착한 사람’이 될 수는 있어도 ‘행복한 주말’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는 의미가 성립하지 않는 문장이 된다.

그럼 ‘주말’한테 ‘행복하라’고 요구하는 말일까. 이 역시 이치에 맞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덕담이나 인사말은 어떻게 고쳐 쓰는 게 좋을까.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기쁨 가득한 한 해 보내세요”와 같이 ‘보내세요’ 형태로 쓰면 된다.

‘되다’를 꼭 넣고 싶다면 “행복한 주말(이) 되기를 바랄게요”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쁨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랄게요” 등과 같이 기원하는 형태로 쓰면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