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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간 이재명, 청년 기회 강조하며 “주가조작 완전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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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광장에서 ‘서울 앞으로, 민생 제대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광장에서 ‘서울 앞으로, 민생 제대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년들도 (집 살) 기회를 누리게 하겠다. 또 돈이 돈을 버는 시대지 않나. 청년들도 자산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늘리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선거운동 이틀째인 16일 취약 지점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의 2030세대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4거리의 점심시간을 집중 공략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 기회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을 확실하게 정리해서 불공정한 주가조작, 통정매매는 아예 발본색원할 뿐만 아니라 그런 짓 한 사람들을 일회에 완전히 퇴출시켜버리겠다”고 강조했다.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비 효과를 노린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그 뒤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에 들러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비공개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 배석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그동안 불교계에 여러 불편을 드린 점 거듭 죄송하다’고 했고 자승 스님은 ‘이 후보가 소년공부터 시작해 검정고시 출신으로 해서 대통령 후보 자리까지 올랐는데 꼭 좋은 일 있으셔서 차별 없는 세상 만드는 데 헌신하셨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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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강남 유세에서 “청년 기회 국가” 호소에 긴 시간을 썼다. 이 후보는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용산에 10만 세대를 지어 우선 공급하자고 했다”며 “현재 집값은 높지만 원가는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청년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대남’을 향해 “군대에 가면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 주는 게 상식이다. 복무기간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퇴역 후에는 손실을 보상할 것”이라고 했다.

강남역 유세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유세 둘째 날, 청년을 품겠다 다짐하며’라는 글도 올렸다. 이 후보는 “내 안에는 여전히 세 달 치 월급을 떼여 전전긍긍하던 소년공이 있다”며 “그 모든 이재명을 끌어안고 개천의 작은 물길에 배 한 척을 띄우겠다”고 적었다.

퇴근길 유세지로 택한 잠실새내역에선 부동산 해법을 세제·공급·금융에 걸쳐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이 후보는 “서울에 집이 부족하다고 한다. 첫 번째 해결 방법으로 투기용 집을 시장에 내놓게 하겠다”며 양도소득세 중과의 한시적 유예를 약속하고, 수도권 대규모 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90%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공약도 강조했다. 잠실새내역 유세에는 가수 신대철·이은미씨와 대중가요 작곡가 윤일상씨 등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해 “에너지를 모아 달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이 후보의 동선에는 서울 강남과 2030·불교계 등 취약지대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선 서울이 전국 여론을 견인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강남에서부터 기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9시27분쯤 유세버스 내 가스중독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 빈소를 예고 없이 찾아 조문했다. ‘깜짝 조문’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10분여간 따로 만났다. ‘정치 현안 관련 대화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이 후보는 “미안합니다”라고만 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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