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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손실 '디스커버리 펀드' 장하원 대표 직무정지 중징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환매 중단으로 2500억원대에 이르는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디스커버리 펀드 운용사의 장하원 대표가 중징계(직무정지)를 받았다. 장 대표는 장하성 주중 대사의 동생이다.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에는 과태료 47억원이 부과됐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에 대한 요구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에 대한 요구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16일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디스커버리 자산운용과 기업은행의 위법사실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징계 의결은 지난해 2월 금융감독원이 관련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긴 지 1년여 만이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해서는 기관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 5000만원, 과징금 1500만원 부과, 임원 직무 정지 3개월 등을 확정했다. 제재 사유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 확인된 위험관리기준 마련 의무 위반, 대주주 신용공여 제한 위반 행위 등이다.

직무정지된 임원은 장하원 대표다. 직무정지는 금융회사 임원 제재 중 해임권고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에 속한다. 직무정지가 확정되면 이후 4년간 금융기업 임원에 선임될 수 없다.

환매 중단 등으로 최고 수위의 제재를 받은 라임자산운용(등록 취소)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인가·등록 취소)에 비하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제재수준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금감원 검사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제재사유 및 제재수준을 면밀하게 심의했다”며 “금감원 검사 당시 발견되지 않은 위법사항이 향후 경찰수사 및 재판을 거쳐 사실로 판명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추가 제재 등 엄중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하성 전 청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장하성 전 청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금융위는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인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기관 업무 일부정지 1월과 과태료 47억1000만원, 임직원 제재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정지되는 업무는 사모펀드 투자중개 업무 등이다. 다만 금융위는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선 사법부 판단에 대한 법리검토와 관련 안건들(라임 관련 증권사 3사 등)의 비교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 결정이 '늑장 징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해 2월 금감원에서 장 대표 등에 대한 징계안을 넘겨받은 뒤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경찰이 장 대표를 두 차례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자 제재에 속도를 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장하성 주 중국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펀드 투자 사실도 알려졌다.

디스커버리 대책위 이의환 상황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디스커버리 사태의 중심인 장 대표에 대한 징계를 1년 전 금감원에서 결정하고 수개월 동안 감추고 봐주더니 결국 '물징계'로 끝내버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디스커버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사도 (미국 자산운용사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며 “투자자산 회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장 대사 등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장 대사 등은) 투자 환매를 한 사실이 없고, 다른 투자자들과 동일하게 손실을 본 피해자”라고 해명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등으로 기업은행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미국 현지 운용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2019년 4월 환매가 중단됐다. 지난해 4월 기준 환매 중단 규모는 2562억원이다. 금감원은 피해액의 40~80% 배상이 담긴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피해자들은 전액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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