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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관 오스템임플 대표 “최종 손실액 870억…실적으로 주식가치 되살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8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엄 대표는 "그동안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횡령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거래 재개와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8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엄 대표는 "그동안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횡령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거래 재개와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내부 직원에 의한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결정을 하루 앞두고 2만여 소액주주의 촉각이 곤두섰다. 그동안 회사 측은 금융감독원 공시와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으로 입장을 밝혀왔다. 중앙일보는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서 엄태관 대표를 만나 사고 경위와 주주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물었다.

이 회사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모(45·구속)씨가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회사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달 3일이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계좌에서 자신 명의의 증권 계좌로 15회에 걸쳐 2215억원을 이체해 주식 투자 등에 임의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첫 재판은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7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엄 대표는 “거래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기업 펀더멘털(기본여건)에 문제가 없는 만큼 다시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거래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엄 대표와 일문일답.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정확한 손실 규모는.
횡령 금액 2215억원 중 환수한 335억원을 뺀 피해액은 1880억원이다. 자체 조사 결과 이 중 1009억원가량은 회수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돌려받는다면 최종 손실액은 870억원 정도다. 
1009억원은 어떻게 나온 수치인가.
금괴 626억원어치와 현금(약 4억원), 피의자 명의로 보유한 주식(250억원), 피의자 가족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약 129억원) 등이다. 환수 금액은 재판 과정 등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거래소가 17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세워 실행 중이다. 대상이 될 경우 심사를 위해 제출해야 할 경영개선계획을 다 만들어뒀다. 심사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으면 다음 날 거래가 재개된다. 심사 대상이 되면 한국거래소가 경영개선계획을 심사해 기업심사위원회로 넘긴다. 기심위는 상장 유지나 폐지, 개선기간 부여 중 하나를 결정하는데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 코스닥시장위원회로 넘어가 20일 동안 다시 심의를 받는다. 지난해 회계감사 결과도 변수다. 회계법인이 부적정·의견거절(이상 1회)·한정(2회) 중 하나를 감사 의견으로 내면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석경민 기자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석경민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매출 목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오스템임플란트 매출 목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위한 대책은.
이번 사고로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하고,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시장 기대를 넘는 실적으로 주식 가치를 높이는 것이 소액주주를 포함한 투자자를 위한 대책일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매출은 8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영업이익은 14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6%가량 늘었다. 횡령 피해액과 회수 가능 금액을 반영하면 당기순이익은 325억원이다.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매년 평균 20%가량 성장했으며 올 1월 실적 역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거래 재개 전망은.
횡령·배임 사건으로 거래정지가 됐다가 재거래된 사례가 꽤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 등의 6900억원 규모 배임 사건이 있었던 A사는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은 뒤 거래가 재개됐다. 회장의 횡령 사건이 있었던 B·C사도 2개월 거래정지 이후 거래가 재개됐다. 역시 대표이사의 횡령 건으로 거래가 정지된 D·E사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정돼 각각 2주, 5주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 재개 종목들은 첫날 대부분 하락했지만 실적이 받쳐주면 곧 주가가 올랐다. 최대한 거래를 빨리 재개하고, 주가 등락을 줄이는 게 목표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할 동안 회사는 왜 몰랐나.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편집 프로그램으로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인지하기 어려웠다. 지난 연말 회계서류를 전체적으로 점검하면서 정황을 포착했다. 12월 31일 횡령 혐의를 인지해 바로 고소했다. 
경영진이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전혀 아니다. 금액이 많고, 과거 횡령 사건의 행위자가 대부분 경영진이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이씨도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하지 않나. 회사와 경영진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회사는 횡령 피해를 본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이다. 
재발 방지책은.
국내 최고 수준의 회계 전문기관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보완책을 만들고 있다. 고의로 이런 행위를 할 수 없게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 
앞으로 경영 계획은.
최종 손실액을 보면 회사를 위태롭게 할 수준이 아니다. 올해 매출 1조원, 2026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해 세계 임플란트 업계 1위(현재 판매량 1위, 매출 4위)에 오르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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