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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코코넛으로 만든 엔진오일 나왔다”…정유업계, 탈탄소 경쟁 속도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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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GS칼텍스는 16일 친환경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원(Kixx BIO1)’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원료의 80%를 차지하는 윤활기유를 야자·코코넛·콩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사진 GS칼텍스]

GS칼텍스는 16일 친환경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원(Kixx BIO1)’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원료의 80%를 차지하는 윤활기유를 야자·코코넛·콩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사진 GS칼텍스]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정유업계의 친환경 사업 재편이 활발해지고 있다. 재생 용기를 사용하고 친환경 인증을 받는가 하면 폐플라스틱이나 생활 폐기물, 식자재 등을 원료로 활용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다.

GS칼텍스, 원료부터 용기까지 친환경 

GS칼텍스는 16일 국내 윤활유 제품 중 최초로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친환경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원’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연료 개발업체인 미국 노비와 사업 제휴를 통해 제품에 들어가는 윤활기유를 야자‧코코넛‧콩·유채씨 등 100% 재생가능한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이 식물성 윤활기유는 만들면 만들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이른바 ‘탄소 네거티브’가 가능하다. 노비의 실험 결과 윤활기유 1㎏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료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식물들은 이산화탄소 3.12㎏을 흡수한다. 그런데 윤활기유 생산공정에서는 이보다 적은 2.61㎏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따라 식물성 윤활기유 1㎏을 생산할 때마다 총 0.51㎏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된다는 것이 GS칼텍스의 설명이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 성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GS칼텍스는 킥스 바이오원의 용기도 폐플라스틱 재생원료로 제작해 친환경 제품으로서 가치를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료 조달과 생산, 판매·소비, 용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가치사슬 전 과정에서 순환경제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친환경 나프타 납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5일 대산공장에서 국제 친환경 인증인 ISCC PLUS 인증 수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고영규 현대오일뱅크 부사장(안전생산본부장)과 ISCC 인증 국내 공식 대행사인 ㈜컨드롤유니온의 이수용 대표.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5일 대산공장에서 국제 친환경 인증인 ISCC PLUS 인증 수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고영규 현대오일뱅크 부사장(안전생산본부장)과 ISCC 인증 국내 공식 대행사인 ㈜컨드롤유니온의 이수용 대표.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다음 달부터 친환경 나프타 생산에 본격 나선다. 지난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정유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친환경 나프타 생산공정으로 국제 친환경 제품인증제도 ‘ISCC 플러스’를 취득했다. 열분해유로 만든 친환경 나프타는 충남 대산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 예정이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ISCC 플러스 인증을 위해서는 원료부터 생산 과정, 최종 제품까지 친환경성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거쳐야 한다”며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디젤·항공유 개발도 박차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펄크럼의 생활폐기물 기반 합성원유 생산 플랜트. [사진 SK㈜]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펄크럼의 생활폐기물 기반 합성원유 생산 플랜트. [사진 SK㈜]

친환경 재생 원료를 활용한 석유제품은 점차 다양해질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삼성물산과 손잡고 친환경 바이오 디젤과 차세대 항공유 등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있다.

SK㈜는 미국 바이오에너지 기업 펄크럼을 통해 생활 폐기물로 생산한 합성 원유로 국내 바이오에너지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07년 창업한 펄크럼은 생활폐기물에 포함된 가연성 유기물을 선별 후 재합성해 수송용 합성원유와 항공유로 전환하는 공정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12월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펄크럼에 5000만 달러(약 600억원)를 공동 투자했다. 펄크럼은 올해부터 연간 약 4만t의 합성원유를 생산하기로 했으며 향후 바이오 항공유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바이오연료 생산량은 약 1440억 리터(L)로, 금액으로는 약 1350억 달러(약 160조원) 규모다.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바이오연료 시장은 당분간 기존 내연기관차와 항공유 수요를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 센터장은 “생활폐기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연료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폐기물 매립지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펄크럼의 혁신 공정을 활용해 SK에코플랜트와 국내 폐기물 바이오연료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향후 글로벌 폐기물 자원화와 바이오에너지 시장 진출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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