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은 할아버지 심장약 탓" 발리예바, 걸린 약물 또 있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약물 검사에서 심장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3가지와 관련해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한국시간) “지난해 12월 실시한 발리예바의 도핑 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 외 심장 질환 치료제 2가지가 더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의 도핑 샘플에서 발견된 금지 약물은 트리메타지딘이었다. 협심증 치료제로 알려진 이 약물을 적절한 이유 없이 복용하면 지구력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트리메타지딘 외 검출된 2가지 약물은 기폭센(Hypoxen)과 L-카르니틴(L-carnatine)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폭센은 지구력을 증가시키고 호흡 곤란을 없애는 효과가 있으며 L-카르니틴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다. 이들 두 가지는 금지 약물은 아니다.

그러나 반도핑기구 관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젊은 최정예 운동 선수에게 3가지 약물이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래비스 타이가트 미국반도핑기구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조합의 장점은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고 호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로이터의 이메일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제출한 도핑 샘플에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곧바로 항소하면서 9일 출전 정지 징계가 해제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도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15일 기각하면서 발리예바는 15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 정상 출전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총점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IOC는 그러나 CAS 판결 등에 반발해 발리예바의 사건이 완전히 종결될 때까지 메달 수여식을 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