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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시뮬레이션 속도 1000배 키웠다…휴먼테크 논문대상

중앙일보

입력

휴먼테크 논문대상 심볼 마크.

휴먼테크 논문대상 심볼 마크.

‘계산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보다 효율을 높일 수는 없을까.’

임재모(서울대 석박사 통합과정)씨 대상 받아 #올해 28회째…전체 2105편 접수, 117팀 수상

15일 제28회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임재모(26)씨의 연구는 이런 작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임씨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사·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이다. 날마다 수천~수만 가지의 물질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하는 게 임씨 같은 연구자들의 일이다.

예컨대 디스플레이 소자를 만들어야 한다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만 개의 후보 중 적합한 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실험에 적용하는 식이다.

물질 분석 계산법 발명…1000배 빠르다

응집물질물리학에서는 그동안 ‘바니어 함수’를 통해 물질의 성질을 분석했다. 하지만 빛과 관련한 성질은 계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약점이 있었다. 임씨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리콘의 성질을 연구하다가 바이어 함수 방식의 한계를 실감했다. 임씨는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연구에 접근했다.

제28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임재모씨는 응집물질물리학에서 바니어함수와 섭동이론을 결합한 새로운 계산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제28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임재모씨는 응집물질물리학에서 바니어함수와 섭동이론을 결합한 새로운 계산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그 결과 임씨는 기존보다 1000배 이상 빠르게 계산 가능한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고, 이 성과가 휴먼테크 논문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임씨는 “기존 바니어 함수와 물리학의 섭동(攝動‧미세한 변화) 이론을 결합한 방법”이라며 “코딩을 통해 계산 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들은 “바니어 함수를 활용한 전자구조 계산의 가능성을 극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임씨의 연구는 최근 세계적 물리과학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X」에 게재됐다.

치아 미백제 활용법 찾은 고교생팀  

박우진(18)‧이준성(18‧이상 한국과학영재고)군은 ‘금속 유기 복합체(MOF)를 활용한 치아 미백제 연구 프로젝트’를 제출해 금상을 받았다. 두 학생은 아연과 망간을 기반으로 치아 착색 방지용 소재를 개발했다. 또 초기 단계의 인체 유해성 테스트를 거쳐 MOF 코팅이 치아 보호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금속-유기 복합체를 합성해 치아미백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 고교부문 금상을 수상한 박우진군(좌)과 이준성군(우)은 한국과학영재학교 2학년 동창생이다. [사진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금속-유기 복합체를 합성해 치아미백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 고교부문 금상을 수상한 박우진군(좌)과 이준성군(우)은 한국과학영재학교 2학년 동창생이다. [사진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두 학생은 직접 유치를 구해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관련 논문을 작성하며 완성도를 높여 가겠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신소재 활용이 창의적이고, MOF의 생성이 열역학적으로 안정됐다는 점을 활용해 치아 코팅에 적용한 아이디어 또한 독창적”이라고 말했다.

휴먼테크 논문대상은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주역을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1994년 만들어졌다.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앙일보가 공동 후원한다. 올해는 2105편의 논문이 접수돼 총 117팀이 수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오프라인 시상식은 따로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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