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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벌벌 떤다…악명높은 '머드 장군' 우크라 구할까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투 탱크 10여 대가 진흙탕에 빠져 꼼짝 못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블로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로스토프에서 군사 훈련 중이던 탱크 12대가 깊은 진흙에 빠져 꼼짝 못하고 갇혀있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탱크를 꺼내기 위해 굴착기가 동원돼 진흙을 퍼나르고, 민간인 복장의 한 남자가 탱크를 빼내려는 모습도 담겼다.

디펜스블로그는 진흙에 갇힌 탱크가 T-72B3으로, 러시아 육군의 최신형 주력 전차라고 밝혔다. 기존 T-72B에 새로운 사격 통제 시스템을 설치해 탱크 화력을 향상시킨 최신 모델이다. 차체 전면에는 장갑판을, 후면에는 대전차 무기의 위협으로부터 엔진실을 보호하는 슬랫 아머(철창형 장갑)를 각각 장착한다. 1130마력의 엔진, 개선된 무장 시스템, 조준 정밀도를 강화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스템, 텔레비전 후방 카메라 등이 장착됐다. 조지아(옛 그루지야)와 시리아에서의 전투 경험을 토대로 업그레이드됐다.

러시아의 최신 주력 전투탱크인 T-72B3가 지난달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카다모프스키 사격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최신 주력 전투탱크인 T-72B3가 지난달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카다모프스키 사격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이 장면이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변수로 꼽히는 ‘라스푸티차’ 현상 때문이다. 라스푸티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지역 등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으로, 통상 3월과 10월 동토가 녹으면서 끈적끈적한 진흙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미국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날씨가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라스푸티차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진창은 ‘머드 장군’으로 불리며 20세기까지 이 일대 주요 군사 작전에서 악명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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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올해 동유럽은 1월 평균 기온보다 섭씨 1~3도 더 높고 습했다. 우크라이나 수문기상연구소의 응용기후연구소장인 스비틀라나 크라코프스카는 “우크라이나 지역은 지구 전체 평균보다 훨씬 강한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 서리 내리는 밤이 적었고, 진흙은 더 많이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의 도누즐라프 호스 근처에서 군사 훈련 중인 헬리콥터와 군대의 위치를 보여주는 맥사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 연합뉴스

크림반도의 도누즐라프 호스 근처에서 군사 훈련 중인 헬리콥터와 군대의 위치를 보여주는 맥사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현대화된 러시아군에게 라스푸티차가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의 민간조사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수석정책연구원인 다라 마시코트는 “러시아군에게 동토는 ‘있으면 좋은 것’일뿐,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면서 “러시아는 이미 악천후를 극복할 수 있는 복구차량, 다리 자재를 포함한 물류장비를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또 사거리 450㎞에 달하는 이스칸데르 탄도 미사일 상당수를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로 이동시켰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된 러시아군 100개 대대 외에 14개 대대를 이 지역으로 추가 파병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가 지상군의 60%를 우크라이나 국경 전력 증강에 투입했고 가용 공군력을 두 배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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