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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파격 주담대'...연 3%대 금리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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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 진출한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연 3%대 금리와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앞서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그동안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중심이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역 확장이 본격화됐다.

카카오뱅크(카뱅)는 15일 ‘22년 카카오뱅크의 방향과 주택담보대출’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담대 상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17년 7월 오픈 당시의 편리한 신용대출의 경험을 이제는 주택담보대출에서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안내.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안내. 카카오뱅크

카뱅이 출시하는 주담대 대상은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다. 신규 주택구입 자금과 기존 대출 대환, 생활안전, 전월세보증금반환 대출 등을 취급한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이다.

대출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다. 이달 14일 기준 상환기간 5년 선택 때 적용 받는 변동금리는 연 2.989%~3.535%, 상환기간이 15~35년 때 적용 받는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595~3.93%다.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3.47%~5.23%, 고정금리가 연 3.9~5.78% 수준인 걸 감안하면 최저ㆍ최고금리 모두 카뱅이 낮다. 게다가 카뱅은 각종 우대금리 조건이 없다. 송호근 카뱅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카뱅의 주담대 금리는 타행의 금리보다 가장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면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을 갖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말까지는 중도상환수수료도 100% 면제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추후 상황을 보며 면제 정책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담대 가능 대상 지역과 가격 한도(9억원 이하) 등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주담대는 대출액수가 큰 만큼 주로 대면창구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카뱅도 이런 점을 감안해 챗봇에 기반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대출을 진행하기로 했다. 은행 창구 직원과 카카오톡을 하듯이 대화창에서 한도 조회와 서류 제출, 대출 심사, 대출 실행 등을 진행한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는 사진을 촬영해 제출하고 나머지 서류는 카뱅이 유관 기관을 통해 확인한다.

백희정 카뱅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은 “영업점을 통한 대면에서 오는 심리적 안도감을 모바일 앱 화면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안내.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안내. 카카오뱅크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카뱅이 협약을 맺은 법무사가 잔금 지급일에 고객을 찾아가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소비자가 소유권 이전 때는 대면을 선호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소유권 이전이 없는 대환 대출 등은 전자등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 절차가 진행된다.

케이뱅크도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고정금리형 아파트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연 3.5%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다만 인하된 금리는 총한도 1000억원까지만 적용된다. 케이뱅크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대환대출 전용 상품으로, 2020년 8월 출시된 후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진출도 본격화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인터넷 은행 중 처음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최저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이고, 최대한도는 1억원이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대출한도와 금리는 토스뱅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으로 진행한다.

케이뱅크와 카뱅도 올해 중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중 대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카뱅은 올해 하반기 중 출시가 목표다.

윤호영 대표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아직 비대면 금융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구분해 관리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직관적인 관리와 운영이 가능하게 하고, 지점 방문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100% 비대면 서비스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계획.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계획.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인터넷 은행이 주담대와 개인사업자 대출로 뛰어드는 건 신용대출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분기 신용대출 잔액이 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중ㆍ저신용자 대출 확대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윤호영 대표는 9일 컨퍼런스콜에서 "신용대출에 편향돼있던 포트폴리오를 기존 은행이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 대출 성장의 내실을 다지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는 22년 말 중ㆍ저신용자 대출 목표치(2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신용대출 디마케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전체 신용대출 성장률이 둔화돼 주담대 상품과 소상공인 대출이 성장성 회복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주담대의 경우 대출 건당 액수가 큰 데다 중ㆍ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당국도 개인사업자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인터넷 은행의 활로를 열어준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소기업ㆍ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활성화를 위해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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