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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키트 구매 제한 있으나마나, 시민들 “하나도 못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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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약국 문 열고 오전에 오신 손님 열 분 넘게 돌려보냈어요. 2개씩만 팔았는데도 재고가 없어요.”

14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전모(47)씨는 자가검사키트를 사러 오는 손님을 돌려보내느라 바빴다고 했다. 미리 들여놓은 재고 50개는 전날 오후 3시쯤 다 팔렸고, 주문한 물량은 언제 도착할지 기약이 없어서라고 한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을 줄이고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 중심의 진단체계로 전환하자 곳곳에서 검사키트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국은 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약국·편의점에서 1인당 판매 개수를 5개로 제한하는 등 조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현장에선 물량 부족으로 인한 시민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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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이 품귀현상이 벌어지기 전 검사키트를 대량 구매했다는 소식에 일부 시민은 착잡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의 한 금융사 직원 권모(32)씨는 “검사키트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에 회사에서 1000개 정도를 미리 구매했다고 한다. 출근하기 전에 집에서 검사하라고 5개씩 나눠줬다”고 말했다. 반면에 유치원생 자녀를 둔 송모(34)씨는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무조건 자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야 등원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 오전에 약국 네 군데를 돌았는데도 못 샀다”고 했다.

16일까지 재고 물량만 판매되는 온라인에선 약국에서 파는 가격보다 웃돈을 줘야만 검사키트를 구할 수 있었다.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임모(50)씨는 “정부에서 물량 부족 사태는 없을 거라고 장담했던 그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 약사는 “진단 키트는 증상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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