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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러시아, 언제든 우크라이나 공격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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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3일(현지시간) 흑해로 가는 길목인 터키 보스포루스해협에 등장한 러시아 해군의 디젤·전기 추진식 킬로급 잠수함 로스토프온돈함. [AP=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흑해로 가는 길목인 터키 보스포루스해협에 등장한 러시아 해군의 디젤·전기 추진식 킬로급 잠수함 로스토프온돈함. [AP=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번 주 내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재차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러시아가 이번 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외교가 해법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다시 한번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CNN 시사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러시아군이 오는 20일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침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설리번은 “완벽하게 날짜를 예측할 순 없지만, 계속 말한 대로 공격이 임박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대 군사행동은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점과 관련해 그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폐막(20일) 전인 이번 주를 포함한다”고 전망했다.

설리번

설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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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병력을 증강하는 방식, 그들이 작전행동을 취하는 방식은 곧 대규모 군사행동이 있을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여전히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단결되고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의 발언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거주 자국민에게 48시간 이내 대피를 촉구한 것의 연장선으로,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통화에도 침공 징후에 변함이 없다는 미국 판단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바이든 와달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 79세 할머니가 13일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사격을 배우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 79세 할머니가 13일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사격을 배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신속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와 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제안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정상 통화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다.

월러스

월러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서방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을 내놨다. 월러스 장관은 지난 13일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서방의 필사적인 외교적 노력을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영국의 유화정책에 비유했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차 엔진을 끄고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서방 일부에서 뮌헨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뮌헨의 분위기’란 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한 뮌헨 협정을 의미한다.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4개국은 독일계 주민이 많이 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다른 체코슬로바키아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이를 무시하고 이듬해 체코를 병합하고 폴란드를 침공해 2차대전을 일으켰다. 선데이타임스는 이 발언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영국의 외교적 노력이 ‘허수아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좌절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디언 “숄츠 어깨에 마지막 희망 걸려”

마리우폴에서 시민 상대 군사교육에 참여한 가족을 따라온 어린이가 탄창에서 실탄을 분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리우폴에서 시민 상대 군사교육에 참여한 가족을 따라온 어린이가 탄창에서 실탄을 분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침공설’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그간 서방 동맹에서 ‘가장 약한 고리’의 하나로 지적됐던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셔틀 외교에 들어갔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1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15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각각 만나 릴레이 정상회담을 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숄츠 총리의 이번 일정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서방과 러시아 간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숄츠

숄츠

숄츠 총리는 키예프로 떠나기에 앞서 지난 11일 독일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 연쇄 정상회담의 목표를 “러시아에 ‘침공 시 엄청난 제재를 맞게 될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유럽에서의 전쟁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제재’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독일 국제방송인 도이체벨레(DW) 등은 숄츠가 ‘노르트스트림2’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으로, 이를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독일로 직통 공급할 수 있다. 지난해 완공됐지만 공식 가동은 보류된 상태로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에 정상 가동된다.

하지만 지난 7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숄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전차와 군대를 끌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순간 노르트스트림2는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러 제재의 주요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숄츠 총리는 “(제재에) 예외는 없다”며 ‘일치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노르트스트림2는 직접 언급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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