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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세대출 이자가 더 비싸다…막 오른 '월세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처음으로 7만 건을 돌파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다. 업계에서는 보유세 부담,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월세 시대’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월세 거래 7만건 돌파 #임대차 거래 중 37% 달해 #보유세, 대출이자 부담에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1080건을 기록했다. 2년 만에 40%가량 급증했다. 월세 거래량은 2014년 4만건대를 기록한 이후 2019(5만1026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 그해 6만783건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이를 또 넘어섰다.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37.4%로 비율로 봤을 때도 역대 최고치다. 2019년에는 28.1%, 2020년에는 31.1%를 기록했다. 월세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로,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늘어나는 서울 월세 거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늘어나는 서울 월세 거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금천구 월세 거래 23%→56%로 껑충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에서는 지난해 전세보다 월세가 더 많이 거래됐다. 월세 비중이 56.1%에 달한다. 2020년만 해도 금천구의 월세 비중은 23%에 그쳤다. 금천구에 이어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관악구(40.2%) 순으로 지난해 월세 거래가 많았다.

월세 중에서도 보증금이 월세 240개월 어치보다 많은 ‘준전세’ 거래량도 지난해 3만308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준전세 거래가 연간 3만건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준전세는 보증금 규모도 큰 데다가 매달 임대료도 내야 해서 세입자의 부담이 가장 큰 임대차 유형으로 꼽힌다.

서울에서 준전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금천구(27.1%)였다. 이어 이어 강동구(22.8%), 강남구 (22.2%), 서초구(20.9%), 송파구(20.8%)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특히 강남 3구에서는 기존 전세에서 준전세 전환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리센츠’(전용 84㎡)의 경우 2019년 9억원에 전세 계약한 물건이 지난해 10월 보증금 9억원에 월세 150만원인 준전세로 계약됐다.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싸다 

전문가들은 월세 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로 금리 인상을 꼽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상황이라 전세의 월세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재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4~5%대인데,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1%(한국부동산원, 지난해 11월 기준)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이다. 즉 임차인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오른 전셋값을 내는 것보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월세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금리가 올랐지만 은행에 돈을 맡기고 받는 이자보다는 월세 수익이 더 많고,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은 19.05% 오른 데다가 올해 3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보유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임대차 시장은 임대차3법 시행 후인 2020년 7월 이후 월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비중도 늘어나는 등 전세의 월세화가 점차 가속되는 추세”라며 “올 하반기 임대차 계약 갱신이 끝나는 시기가 왔을 때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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