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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공포에 주담대 금리 6% 눈앞…올해에만 0.8%P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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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올해에만 0.8%포인트 오르는 등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거침없는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며 시장 금리는 들썩이고 있다. 올해 중 주담대 최고 금리가 연 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중은행 대출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시중은행 대출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1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06~5.77%로 지난해 말(연 3.6~4.978%)보다 최고 금리는 0.792% 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같은 기간 연 3.71~5.07%에서 연 3.58~5.23%로 변했다. 하단은 0.13%포인트 낮아졌고, 상단은 0.16%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오름폭이 큰 건 최근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말 2.259%에서 11일 기준 2.793%로 0.534%포인트 올랐다.

대출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5% 오르며, 상승 폭으로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서 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빅스텝)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치솟는 은행채 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치솟는 은행채 금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도 올해 추가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Fed가 기준금리를 더 빨리, 많이 올릴 경우 한은의 금리 인상 횟수도 늘어날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주요 대선 주자들이 돈 풀기 공약도 시장 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채권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1일 연 2.343%로 지난해 말(1.798%)보다 0.545%포인트 올랐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추경 규모 확대 논의가 현실화하면 중장기물 위주의 금리 상승 압력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인상도 대출자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9%로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오는 15일 발표될 1월 기준 코픽스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주담대 금리는 올 연말 6%대 중반이나 7%에 가까운 6%대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신규대출 중 변동금리를 택한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82.1%로 집계됐다. 잔액을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6.1%로 2014년 4월(76.2%) 이후 가장 높다. 그동안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하며 생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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